이동국 "뛰고 싶은데 참아야 할 때가 힘들었다"

입력 2006-10-01 17:50:44

"뛸 수 있을 것 같은데 뛰지 못하게 할 때 그걸 참아내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무릎십자인대 파열로 독일에서 수술하고 6개월 간 재활해 온 이동국(27.포항 스틸러스)이 1일 귀국했다. 시종 밝은 표정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기자회견을 가진 이동국은 "정상적으로 재활이 이뤄졌다"고 몸 상태를 전하며 "무리하지 않겠지만 빠르면 정상적이라면 이달 말쯤 그라운드 복귀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동국과 일문일답.

--귀국 소감은.

▲ 처음에 수술 받으러 나갈 때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걱정해주셨는데 재활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 오는 자리에도 많이 오셔서 고맙게 생각한다.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마지막 근력테스트를 마치고 왔다. 다치기 전 최고의 몸 상태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른발과 왼발의 근력이 3% 차이 이내면 좋다는데 그 정도가 나왔다. 실전에서 볼을 다룰 수 있을 만큼 육체적으로 좋아진 상태지만 심리적으로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들었다.

--언제쯤 경기 뛸 수 있나.

▲처음 수술할 때 내 생각에는 3개월이면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는 않았다. 재활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얘기를 들었다. 정상적이라면 이달 말쯤이면 복귀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원장이 말하기를 치료를 받은 한국 선수들의 문제는 시키는 양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한다는 것이라고 하더라. 의욕만 가지고는 할 수 없다는 것 느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게임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재활훈련은 어떻게 했나.

▲스포렉이 십자인대 수술과 재활 전문 기관이다. 원장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같은 수술과 재활 치료를 해온 사람이다. 1, 2주 별로 훈련 방식이 달랐고, 3개월부터 러닝을 시작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축구 선수로서 큰 수술이었고, 치명적인 수술이었다. 처음에는 우울하기도 했고 힘들었다. 재활 과정에서 같이 있어준 아내와 관심 가져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맙게 생각한다. 그 분들을 위해 빨리 나아 운동장에서 멋진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이번 시간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쉴 수 있었다. 이번 시련을 통해 많이 배웠고, 시련을 극복해 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무릎 외에 발목 등 잔 부상도 많이 좋아졌다.

--재활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수술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점 때문에 힘들었다. 지금 선수들은 월드컵을 준비하며 많은 땀을 흘리고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치료받는 것 뿐이었다. 빨리 복귀하고 싶었는데도, 뛸 수 있는데도 뛰지 못하게 할 때 그 걸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

--독일에서 치러진 월드컵 당시 느낌은.

▲현장에서 지켜보니 선수들 모두 잘 생겨 보였고 열심히 땀흘리는 모습에 흐뭇했다. 나도 운동장에 서면 성실한 모습 보여줘야겠다는 생각했다. 당시에는 몸이 급한 상황이라 뛰지 못하는 아쉬움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몸이 더 좋아지면서 꼭 다시 그 자리에 돌아가서 뛰고 싶다고 생각했다.

--대표팀 감독이 바뀌었는데.

▲새롭게 팀이 구성되고 난 뒤 대표팀 경기를 아직 보지 못했다. 감독님이 워낙 한국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잘 이끌어 갈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K-리그 득점순위 상위에 올라 있다.

▲공격수가 골을 많이 넣어야 되는 건 사실이지만 급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골이란 한번 들어가기 시작하면 계속 들어간다. 자신감 때문이다. 선수들이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재활하면서 동료와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나.

▲김상식과 가장 많이 전화했다. 고종수와도 전화 했었다. '이대로 잊혀지기 싫다'는 얘기도 들었다. 반드시 잘 해낼 것이라고 믿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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