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키는 야구'로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

입력 2006-09-30 08:02:05

권오준-오승환, 최강 필승계투조 자리매김

삼성 라이온즈가 올 시즌 막판 고비를 넘기고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었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에 오른 삼성은 다음 달 21일부터 시작되는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삼성은 올 시즌 유력한 페넌트레이스 1위 후보였으나 다른 팀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4월 대장정이 시작되면서 삼성은 예상과는 달리 순조로운 페이스를 보였고 6월 6일 선두로 나선 후 전체 일정의 60%정도가 소화된 전반기에서 2위와의 간격을 7.5게임 차로 벌리며 사실상 1위를 확정지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삼성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5연패에 몰리고 현대가 대약진을 거듭하면서 선두 다툼은 막판 요동쳤다. 하지만 삼성은 최근 2연승으로 9월 한달 동안의 승률을 0.500(11승11패)로 맞추면서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에서 2연패를 달성하게 된 원동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투수력과 수비를 앞세운 '지키는 야구'였다. 지난해 선수 시절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감독이 부임하면서 구축한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재미없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지만 최고의 무기로 작용했다. 2년차 사령탑이 된 선 감독은 강한 자신감으로 많은 작전을 펴는 '스몰 야구'를 추구, 큰 성공을 거뒀다. 느린 팀으로 정평이 난 삼성이 8개 구단 가운데 도루 2위(119개) 팀으로 변신한 것은 강한 마운드 구축과 함께 선 감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삼성의 투수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팀 방어율 1위(3.35)를 지키며 빛을 냈다. 하리칼라(12승7패)와 전병호(10승8패), 브라운(10승9패), 임동규(8승7패), 배영수(8승9패) 등 5명의 선발진들은 팀 전체 승리의 68%인 48승을 합작, 제 역할을 해냈다. 왼손투수인 노장 전병호가 선발진의 한 축이 된 것은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이 됐다. 1995년 입단한 전병호는 1997년(10승8패) 이후 9년만에 두자리수 승수를 챙기는 기쁨을 누렸다.

불펜진에서는 권오준-오승환의 'K-O 펀치'가 지난해보다 더 큰 위력을 떨쳤다. 나란히 홀드와 세이브 부문에서 한국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는 이들은 박석진과 안지만, 오상민, 강영식, 권혁 등 중간계투진들의 부진까지 잘 메웠다는 점에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다.

타선에서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노장 양준혁의 활약이 돋보였다. 양준혁은 팀내 유일한 3할타자(타율 0.305)로 79타점을 기록, 타점 2위에 올라 있다. 심정수의 부상 이탈과 김한수, 진갑용의 초반 부진으로 양준혁은 혼자서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이를 잘 떨쳐내 대구 야구팬들의 독보적인 사랑을 받았다.

'투고 타저'가 대세를 이룬 올 시즌 삼성 타선은 팀 타율 0.254로 고개를 숙였으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6~8월 집중력을 발휘,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도록 투수진을 뒷받침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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