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진실의 순간, 임팩트 ⑨

입력 2006-09-26 10:03:37

"오른손이 세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공은 왼손으로 치는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전설의 골퍼, 벤 호간이 답으로 했던 말이다. 혹여 오른손을 쓰면 절대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주말 골퍼들에게는 이 말이 다소 황당하게 받아 들여질 수도 있다. 하지만 벤 호간의 말 만큼이나 오른손의 역할은 비거리와 방향 두 가지 모두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왜 오른손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일까? 그것은 아마도 많은 골퍼들이 오른 손목으로 클럽을 다루려고 하기 때문일 것이다.

야구공을 손목으로 뿌려내듯 던지는 것과 비슷하게 오른 손목을 풀어 클럽을 던져내며 공을 치려고 하는 골퍼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사실 이런 사람들에게 오른손을 쓰지 말라고 하면 전혀 공을 맞히질 못한다. 누군들 오른 손목을 쓰고 싶어서 쓰겠는가? 쓰지 않으면 공이 맞질 않으니까 본능적으로 나오는 동작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오른 손목을 풀지 않고도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자꾸 오른손만 쓰지 말라고 하니 답답해 질 수 밖에 없다.

문제의 해결 방법은 우선 임팩트를 내는 주체를 이해하는 것에 있다. 첫 번째 사진은 '릴리즈 포인트(release point)'라고 불리는 임팩트 직전의 포지션이다. 양 손은 이미 공의 위치까지 와 있지만 클럽은 여전히 크게 뒤쳐져 있다. 많은 주말 골퍼들이 여기서 오른 손목을 릴리즈시키려 하는데 그것이 문제의 발단이 된다. 하긴 사진으로 보아도 오른 손목을 풀지 않으면 도저히 공이 맞을 것 같지가 않다. 오른 손목이 아니라면 무엇이 릴리즈가 되어야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할까? 두 번째 사진을 보면 그 답을 알 수가 있다. 굽혀졌던 오른쪽 팔꿈치가 공 앞쪽으로 펴지며 마치 오른 팔뚝으로 공을 가격하는 형상에서 손목이 아니라 팔뚝의 릴리즈를 볼 수 있다. 임팩트 때 여전히 손이 클럽 헤드를 리드하고 있는 이 이상적인 임팩트가 바로 오른 팔뚝 때문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호간이 말한 세 개의 오른손이 결국 이 오른 팔뚝의 릴리즈에서 나오는 강력한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