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33·대구 중구) 씨는 최근 동창모임에 갔다가 "좋은 얘기를 들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었다.
"지난해 추석때 집에 도둑이 들었거든요. 고향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이었는데, 집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열쇠공을 불러 들어가 보니 집안이 쑥대밭이었습니다. 당장 '자동 잠금장치'를 달았죠. 이 장치는 문을 떼내지 않는 한 열리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 씨는 이번 추석엔 안심이 된다고 했다.
'장기 추석연휴'를 앞두고 '빈 집'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네마다 '안전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아파트 단지 등의 의뢰가 늘면서 사설 경비업체가 특수를 맞는가 하면 열쇠집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는 것. 더욱이 네비게이터, 오디오 등 비싼 가격의 자동차 내부장비가 늘면서 자동차 안전장치 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24일 대구 북구 태전동의 한 아파트. 최근 사설 경비업체에 의뢰해 경비인력을 확충했다는 이 아파트 경비실 관계자는 아파트로 진입하는 차량을 하나 하나 확인하며 "어떻게 오셨어요?"라고 묻는다고 했다.
이 아파트는 입구 자동문의 비밀번호 입력 번호판도 노출됐을 가능성에 대비, 교체할 계획.
대구의 한 사설 경비업체 관계자는 "올 추석을 앞두고 20% 가량 경비의뢰가 늘어났다."면서 "상가, 아파트 단지는 물론, 단독주택도 많다."고 전했다.
모형CCTV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올들어 2번이나 절도 피해를 경험한 대구 중구의 한 상가 주인은 "5천 원만 주면 모형 CCTV를 살 수 있어 지난주 단번에 샀다."며 "이번 추석때는 가게를 오래 비워야해 몇 개 더 사 달아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열쇠점 주인들도 추석 콧노래를 부르긴 마찬가지다.
대구시내 한 자동 잠금장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형민(29) 씨는 "자동 잠금장치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잘 팔리고 있는 데 예전 명절보다 수요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상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뽁뽁'이라 불리는 도난 방지용 차량 안전 장치 역시 평소보다 배 이상 팔리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등 자체 보안이 잘된 곳 일수록 범죄자가 발을 붙이지 못한다."며 "절도사건의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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