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진학)2008학년도 대입과 특목고

입력 2006-09-26 07:14:33

2008학년도 대입제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영화계의 '괴물'의 위력보다 더 큰 '괴물'이 나타났다. 바로 '통합형 논술', '다면(多面) 사고형 논술'이다.

2008학년도 대입제도의 핵심은 3가지다. 첫째, 내신 반영 비율 50% 이상이다. 교육부의 방향대로 내신 반영 비율이 기존 제도보다 상향 조정되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실질 반영비율이 무척 궁금하다. 둘째, 수능 등급제다. 등급제가 실시됨으로써 수학능력시험은 기존보다 변별력이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새 대입제도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 대학별 고사(논술, 면접)다. 교육부와 대학 간의 의견 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통합형 논술, 다면 사고형 논술이 탄생하여 일선 교사들뿐만 아니라 모든 입시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목고 진학은 어떨까?

단순히 생각하면 내신은 불리하고 대학별 고사는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떤 항목이 더 변별력을 가질 것이냐가 문제다. 물론 외고나 과학고를 진학하여 동일계열로 진학하려 한다면 특목고 진학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러나 동일계열이 아닌 경우 내신 반영 비율이 상향 조정되어 불리해진 점수를 과연 대학별고사에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냐가 핵심이다.

서울대의 통합형 논술 예시문항은 각 과목별로 심화된 문제로 보이고, 연세대의 다면 사고형 논술 예시문항은 여러 과목을 접목하여 새로운 문제를 만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해 보이는 문제는 핵심적인 원리를 내장하고 있다. 그 가운데 수학과 관련된 문제를 분석해 보면 응용수학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응용수학은 생물수학, 물리수학, 경제수학 등 여러 분야로 연구되고 있는데 이 내용은 대학원 이상에서 다루고 있다. 그러한 내용을 고등학생에게 출제한다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선발 도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교과서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내용을 출제한다면 난이도가 떨어져 변별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내신의 불리함을 극복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학들이 난이도를 어느 수준에 두느냐에 따라 특목고가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 특목고 특히, 과학고에서는 수학이나 과학은 서로 토론하고 실험하며 연구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학생이 이러한 수업을 흥미 있어 한다면 통합형 논술에도 분명히 이점은 있을 것이다. 또한 내신 실질 반영비율까지 낮게 반영된다면 어느 정도의 불리함은 극복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특목고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입에 절대 불리하지만은 않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특목고 진학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의 적성이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이유로 특목고를 선택했다가는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여 특목고의 교육과정, 학습 및 면학 분위기 등이 자신과 맞는지를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다.

서호원(대구 KNU 입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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