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명 검찰총장은 25일 이용훈 대법원장의 '검찰·변호사 비하성 발언'과 관련, "우리는 이번 일을 지금까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왔는지 겸허한 자세로 반성해 보고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 연구관급 이상 검사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긴급 확대간부회의에서 "저의 광주 순시와 대법원장 말씀 사태가 겹쳐 얼마나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느냐"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 날 것을 당부했다.
이용훈 대법원장 발언으로 촉발된 법조계 내분 사태와 관련해 정 총장이 소모적인 논쟁보다 자기발전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검찰과 법원간 갈등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은 또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든 논란을 불식시키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이 우리에게 맡긴 인권보호와 정의 구현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의연한 자세로 직무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법조인들이 가져야 할 덕목 중 무엇이 가장 최고 덕목인지 다시 생각해 봤다. 균형감각과 중용(中庸)에 대해 새삼 생각했는데 화이부동(和而不同)과 뜻이 통하는 거 같다"고 말하면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마쳤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오전 정기 상임이사회를 열고 대법원장이 26일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을 순시하며 훈시를 통해 표명하는 유감 수위를 지켜본 후 별도 대책을 논의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하창우 변협 공보이사는 "내일 오후 대법원장 훈시 및 순시가 끝나면 오후 6시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유감 또는 사과 등 이 대법원장의 입장 표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건 아니건 간에 성명서나 기자회견 등 어떤 형태로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은 내일 오전 10시부터 서울고법·중앙지법을 순시차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전자법정·모델법정·종합민원실 등을 둘러본 뒤 오후 4시부터 40분간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훈시할 예정이다.
그는 훈시에서 검찰과 변호사를 비하할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과 함께 자신의 발언에서 갈등이 시작돼 유감이라는 뜻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법조계 갈등이 이번 주를 고비로 봉합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대법원장 발언'과 관련해 신용석(47·사시 30회) 제천지원장은 법원 내부망에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이라는 글을 올려 "'수사기록을 던져버려야 한다'는 대법원장의 말씀은 민사재판의 구술변론주의를 두고 한 것으로, 형사재판의 공판중심주의를 두고 말씀한 것이 아니다. 수사기록의 의미와 기능은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전혀 다르다. '법조3륜'에 관한 말씀은 법원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평소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며 옹호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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