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데이]사랑하는 딸에게-교도소에서 아빠가

입력 2006-09-23 12:16:45

지독히도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보며 너의 맑고 순수했던 눈망울을 떠올린다. 우리 딸을 생각하면 아빠는 가슴속에 절절히 쌓인 그리움 때문에 눈물이 난다. 한 순간의 잘못된 실수로 인해 죄 많은 아빠가 되어 오랜 시간을 너에게서 단절되어야 했던 그날의 슬픔을 기억하고 있니?

학교 수업도 마다하고 실내화를 신은 채로 아빠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으려고 여린 숨을 채 내쉬지도 못한 채 달려와 울부짖던 우리 딸의 눈물이 아빠의 가슴 한복판에는 가시가 되어 큰 숨을 내쉴 때마다 생채기를 내고 있단다.

우리 딸, 아빠가 없는 모진 세월 속에서 어떻게 성장하였을까? 아빠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너의 모습을 그리며 자랑스런 우리 딸을 상상해 본다. 네가 유치원생이었을 때 예쁘게 머리를 빗기고 옷을 입히면 너는 아빠의 향기를 코에 담아 가겠다고 내 품으로 파고들곤 했지. 지금 생각하면 그때 더 꼭 안아주지 못했던 것이 얼마나 후회되는지 모른단다.

아빠는 우리 딸의 모습을 생각할 때마다 다시는 우리 딸에게 이런 슬픔을 안겨주지 않겠노라고 굳게 마음을 다져 먹곤 한단다. 지금은 우리 딸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가 없는 인생의 가장 끝자락에 와 있지만 조금씩 자유의 둥지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우리 딸을 향한 사랑의 끈을 강하게 잡고 있단다.

사랑하는 딸아! 아빠가 네 곁으로 갈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아빠는 우리 딸과 만날 그날을 바라보면서 정말 필요한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로 살아가기를 약속할게.

아침저녁으로 찬 기운이 드는구나. 건강 조심하고 사랑한다. 딸아!

화원교도소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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