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동해까지 '부부'는 멈추지 않았다

입력 2006-09-18 10:32:26

308㎞ 울트라 마라톤 완주 구미 김대수·곽점순씨

"서해에서 동해까지 아내의 손을 잡고 내달렸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벅찹니다."

17일 오전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이 주최한 '2006한반도 횡단 308㎞ 울트라 마라톤대회' 결승점인 강원도 강릉 경포대.

구미에서 운송회사 화물트럭 기사로 일하는 김대수(48·구미시 광평동)씨는 먼저 결승점에 선착해 기다리고 있던 아내 곽점순(46)씨의 손을 잡고 만세를 불렀다.

"지금은 아무런 생각이 없습니다. 한 닷새쯤 잠이나 푹 잤으면 합니다."

이번 울트라마라톤 행사는 한반도 서쪽인 인천 강화를 출발해 동쪽인 강원도 강릉 경포에 이르는 308㎞를 무박으로 64시간 안에 횡단해야 완주로 기록되는 대회다.

여자 11명 등 203명의 마라톤 마니아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김씨 부부는 유일한 부부 참가자로, 지난해 실패를 딛고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안타깝게도 남편은 100㎞지점, 아내는 204㎞지점에서 각각 기권했다.

4년 전 우연한 기회에 마라톤을 시작한 이들 부부는 나란히 구미마라톤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하프나 풀코스 마라톤에서는 체력이 좋은 남편이, 울트라 마라톤에서는 지구력이 앞선 아내가 앞선 기록을 자랑한다. 이번에도 곽씨는 17일 오전 60시간의 기록으로 남편보다 무려 2시간 가량 앞서 골인했다.

부인 곽씨는 이번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를 위해 2년전부터 학습지 교사를 그만두고 연습에 매달려 지난 4월 열린 제주도 일주 2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부부가 처음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김씨는 "동료들이 '부부가 함께 달리지 말고 서로 떨어져 달려야 한다'는 조언대로 아내와 함께 14일 밤 10시 인천 강화를 출발해 줄곧 함께 달리다 횡성 태기산 부근에서 헤어진 이후 먼저 선착한 아내를 골인 지점에서야 만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