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남부 이슬람지역 폭력사태 '격화'

입력 2006-09-18 10:49:41

태국 남부지역에서 이슬람 분리주의 과격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폭력사태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

16일 밤 9시15분께 태국 남부지역인 송클라주(州)의 핫 야이의 중심가에서 오토바이 등에 장착해놓은 폭탄이 여섯 차례에 걸쳐 잇따라 터지면서 인근을 지나던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60여 명이 중경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핫 야이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 중심지여서 이번 폭탄 공격으로 캐나다인 1명이 숨지고, 15명의 외국인이 부상하는 등 외국인들의 피해도 컸다.

지난달 31일에는 인근 얄라주(州)의 상업은행 지점 22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탄이 터져 2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했다. 경찰 조사 결과 휴대전화의 신호에 따라 작동되는 수제폭탄이 은행에서 대기 손님들이 앉는 좌석과 신문 가판대, 쓰레기통에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7월 24일에는 나라티왓주(州) 반 루 랑 초등공립학교에서 분리주의 과격파로 추정되는 무장괴한이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살해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었다. 최근 태국기자협회와 남부지역 교사협의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스리솜폽 칫피롬스리 나카린 대학 정치학 교수는 "2004년부터 올해 8월까지 32개월간 태국 남부3개 주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인해 1천730명이 숨졌으며, 2천513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스리솜폽 교수는 "올 들어 8개월간 발생한 폭력사태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으나 폭발물 사용 빈도 수는 더욱 늘어 사상자 수가 오히려 증가했다." 고 밝혔다.

이처럼 테러 공격이 자주 발생하는 곳은 나라티왓, 얄라, 파타니 등 말레이시아와 접경한 3개 주이며 요즘에는 인근 송클라주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태국은 불교국가이지만 이 3개 주는 이슬람 우세지역으로 지난 2004년부터 분리주의 과격파들의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교사들이 불교 문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이유로 무슬림 과격파들의 주된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경찰은 이들 무슬림 과격파들이 알카에다나 제마 이슬라리먀 등 국제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증거는 찾기 힘들다고 밝혔다. 수나이 파숙 인권감시기구 고문은 "테러공격이 무차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폭력사태를 잠재울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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