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푸르 내전 종식" 촉구…30개 도시서 평화시위

입력 2006-09-18 10:50:29

'21세기 대학살극'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영국 런던 등 전 세계 30개 도시에서 17일 평화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다르푸르 행동의 날'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시위에 동참한 평화 운동가들은 참극을 막기 위해 다르푸르에 유엔 평화유지군의 주둔을 허용하라고 수단 정부에 촉구했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는 아랍계 이슬람 정부군과 아프리카계 기독교 반군의 내전으로 지난 2003년 이래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최대 200만 명이 집을 떠나 난민 신세가 됐다.

수단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 5월 말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한 채 다르푸르의 치안 상태는 더욱 악화됐고,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은 이달 말 이 지역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 참극을 막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 2만 명을 다르푸르에 파견키로 했으나 수단 정부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6일 다르푸르 사태가 "참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 문제에 대해 유럽이 일치단결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서한을 호세 마뉴엘 바로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24개국 정상에게 보냈다.

블레어 총리는 "유럽연합은 이 문제에 대해 국제 여론을 끌어모으는 데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수단 정부와 반군이 다르푸르에서 즉각 폭력을 종식하도록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 정부도 다르푸르에서 대량 학살극이 일어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 지도자들을 포함한 평화 시위대가 수단 대사관 앞에 집결한 후 총리실이 있는 다우닝가 10번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데스몬드 투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주교,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 조나선 색스 유대교 지도자, 이브라힘 모르가 이슬람 지도자는 다우닝가 앞에서 낭독되는 평화 기도문을 함께 작성했다.

영화배우 엠마 톰슨, 팝스타 엘튼 존과 밥 겔도프, 코미디언 마크 토머스, 구두디자이너 패트릭 콕스 등 영국의 연예계 및 경제계 인사들도 블레어 총리에게 다르푸르 사태를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내 다르푸르 평화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평화 시위에 앞서 수단 외무부는 "불행하게도 유럽과 미국, 서방국 사람들이 언론에 따라 움직이며, 언론은 불행하게도 정치적 의제에 따라 움직인다."며 시위대가 다르푸르 상황을 오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단 정부는 유엔평화유지군의 파견에 반대하며 다르푸르에 진입하는 어떤 유엔군도 무장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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