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맨을 찾아라.'
반전영화의 묘미는 감독과 관객들의 두뇌싸움에 있다. 감독이 여러가지 복선을 깔면서 '누가 범인일까? 한번 맞혀봐'하고 퍼즐을 던지면 관객들은 머리를 싸매고 범인 찾기에 나선다. 퍼즐은 어려울수록 재미있다. 그 과정에서 관객이 한발 앞서서 범인을 밝혀내면 성취감에 만족하고, 설령 빗나가더라도 영화의 치밀한 구성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영화 '퍼즐'은 시종일관 이런 두뇌싸움을 요구한다. 영화가 중반을 넘어서도 도무지 범인을 알 길이 없다. 컷백과 플래시백으로 자상하게 사건을 짜맞추지만 틈을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속 5명의 남자 환(문성근), 류(주진모), 노(홍석천), 정(김현성), 규(박준석)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얼굴없는 'X'의 제안대로 은행을 털지만 남은 것은 의심과 분열, 공포와 죽음뿐이다.
대부분의 관객들을 끝까지 속인다는 점에서 '퍼즐'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의외의 인물이 관객의 예상을 뒤엎는다. 한국적 반전영화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관객의 눈이 너무 높아진 게 탈이다. 인도 출신의 할리우드 명장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1999년)나 이미 반전영화의 클래식처럼 돼버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유주얼 서스펙트'(1995년)를 기억하는 팬이라면 다소 싱거울 수도 있다. 차라리 그야말로 반전영화의 '의외성'에만 충실했던 '쏘우'(2004년)와 비교한다면 어떨까? 단편영화 '목구멍 깊숙이'를 연출했던 김태경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각 캐릭터들을 뜯어보는 재미를 놓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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