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일 '소신 답변'…"고교학력고사 제도 채택해야"

입력 2006-09-16 09:45:12

김신일(金信一) 교육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시종 소신에 찬 김 후보자의 답변 태도가 눈길을 모았다.

최근 헌재소장 및 헌재재판관 후보자들이 인사청문회에서 다소 '자신없는' 답변들로 일관한 것과 비교해 김 후보자는 자신의 교육 철학을 비교적 거침없이 밝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교육부총리 지명 전후로 교육 현안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소신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학자는 개인이기 때문에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으나 장관은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는 자리가 아니라 여러 사람과 조율하는 자리이므로 한 개인으로서의 주장이 정책이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또 "소신이 옳다고 느끼면 대통령을 과감히 설득하겠느냐."는 한나라당 김영숙(金英淑)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단언했다.

때로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의 문제점을 피하지 않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정부의 사교육비 경감대책이 얼마나 효과있다고 보느냐."는 한나라당 정문헌(鄭文憲) 의원의 질의에 "크게 효과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학법 재개정 논란과 관련해서도 "평소 생각은 사학이 다양한데 하나의 법으로 관리하려는 데 문제가 있다."며 "다른 나라는 사학을 몇 개 유형으로 관리하니까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는 하나의 법으로 관리한다."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행 수학능력시험을 대체할 국가자격시험 격인 '고교학력고사' 도입에 대해서도 그는 "장기적으로 우리가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이 제도의 도입을 주장해 왔다.

그는 고교평준화 제도에 대해 "평준화는 댐과도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고 "물을 막는 게 댐이지만 무조건 높이 쌓는다고 댐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 댐은 물이 넘치면 보조수로로 댐의 물을 흘려보낸다."고 덧붙였다. 고교평준화를 유지하되 수월성 교육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비유를 통해 표현한 것.

그는 "교사 학부모가 모두 양보하고 협력하면 5~10년쯤 뒤에는 입학시험에 다소간 경쟁을 도입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그 전이라도 유아기 교육이 개선되는 만큼 점진적으로 대학의 자율적 선택의 여지가 생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는 청문위원들로부터 잘못된 점을 지적받을 경우 주눅드는 대신 즉각 사과를 하고 바로잡는 등 나름대로 솔직하고 당당한 자세로 청문회에 임했다는 평도 나왔다.

그는 자신의 서면답변서와 전임자인 김병준(金秉準) 전 교육부총리의 답변서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는 주호영(朱豪英)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사과 말씀을 드린다. 몇 번이라도 말씀드리는데 잘못됐다."고 곧장 사과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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