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정에 입양된 20대 한인 여성이 유괴됐다고 신고한 두 살짜리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가운데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변사체로 발견됐다.
특히 일부에서는 자살 전날 인터뷰를 가진 CNN 등 언론들의 과열된 취재 경쟁이 펼쳐지면서 이 여성을 죽음이라는 벼랑으로 몰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북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레이디레이크의 낸시 유뱅크 씨 집 벽장에서 인근 리스버그에 사는 손녀 멜린다 더켓(21·한국명 이미경) 씨가 숨져있는 것을 유뱅크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더켓 씨는 유뱅크 씨 소유의 총에 머리를 맞은 채 숨져있었고 경찰은 여러 정황상 지난달 27일 발생한 아들 유괴와 관련해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던 더켓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더켓 씨는 생후 4개월 만인 지난 1985년 12월 서울의 고아원에 있다가 낸시 유뱅크 씨의 아들인 제럴드와 베스 유뱅크 부부에 입양됐었다.
특히 더켓 씨는 조슈아 더켓 씨와 결혼했다가 올해 초 이혼한 뒤 아들 트렌튼(2)과 살고 있던 중 8월 27일 저녁 9시께 트렌튼이 유괴됐다고 신고했고 이 사건은 18일이 지난 현재까지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레 자살한 것.
더욱이 트렌튼 유괴 사건은 더켓 씨가 주장하는 유괴 발생 전날에도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친척들이 밝히고 있고, 사건 당일 집을 방문한 친구들도 아이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나면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경찰도 더켓 씨를 용의선상에 올려놓았다.
더켓 씨는 트렌튼 유괴와 관련,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 아들은 옆방에서 있었는데, 아마도 침실 창문을 통해 아이가 유괴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었다.
5천 달러의 현상금이 내걸린 트렌튼 유괴 사건은 이 밖에 더켓 씨가 실종 사건 이틀 전에 총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나고 거짓말 탐지기 사용을 거부하면서 의혹들은 더켓 씨에게 더욱 집중됐다. 반면 더켓 씨는 자살을 시도하기 전날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아오면서 받는 엄청난 스트레스 등을 마이스페이스닷컴의 블로그에 상세하게 남겼다.
그는 또 자살하기 전날 CNN 헤드라인 뉴스의 법 문제 분석가인 낸시 그레이스와 인터뷰했고 이 자리에서 그레이스는 더켓에게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치 않는 이유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으며 이것이 결국 멜린다 더켓을 궁지로 몰았다는 지적이다.
검사 출신인 그레이스는 아들의 소재를 알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아무런 준비 없이 출연한 더켓 씨를 상대로 '(아이 유괴 당시) 어디에 있었느냐, 그날 무엇을 했는지 왜 말하지 않느냐.'는 등 마치 심문하듯이 질문을 날렸다고 풍자 전문 사이트인 리디큘로패시닷컴(ridiculopathy.com) 등은 보도하고 있다.
더켓 씨의 할아버지인 빌 유뱅크 씨 등 가족들도 "멜린다는 아들 트렌튼을 정말로 사랑했으며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는데다 벌레조차 다치게 하지 못할 정도였다."면서 "멜린다가 아들의 실종으로 벼랑끝에 몰린 상태였고 언론은 그런 멜린다를 아예 절벽 너머로 밀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레이스의 대변인인 재나인 라무노 씨는 "더켓의 죽음은 매우 슬픈 일이지만 아직도 실종 상태인 트렌튼 찾기를 도울 수 있다는 희망 아래 이 사건에 일반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 책임감을 느껴 이 사건을 계속 다룰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리스버그경찰서의 스티브 록펠러 서장은 "블로그에 남긴 글을 보면 아들 유괴사건과 관련해 더켓 씨가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를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유괴 사건에 직접 관련됐다는 가능성은 지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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