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집전한 야외 미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행한 이슬람 관련 발언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교황은 당시 연설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진리를 놓고 14세기 비잔틴 황제인 마누엘 팔레올로고스와 페르시아 지식인의 대화를 상세히 기술한 책을 인용, 이슬람의 '지하드(성전)'에 관해 발언하자 이슬람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황은 연설에서 "인용해보면, 그(황제)는 '모하메드(이슬람의 성인)가 가져온 새로운 게 무엇인지를 보여달라, 그러면 모하메드가 자신의 신념을 칼로써 전파하도록 명령을 내리는 그런 사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을 당신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면서 "그 황제는 지하드, 즉 성전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교황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슬람권은 즉각적인 사죄를 요구하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이집트 '무슬림 형제'의 지도자인 모하메드 마디 아케프는 성명을 통해 "그런 언급은 이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으며, 단지 서방에서 되풀이되는 잘못되고 왜곡된 신념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서방 여론에 영향력을 지닌 가톨릭 교회의 수장으로부터 그런 언급이 나온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다에 본부를 둔 57개국으로 구성된 이슬람회의기구(OIC)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OIC는 이런 갑작스러운 캠페인이 이슬람 종교에 대한 바티칸 정책의 새로운 흐름을 반영하는 게 아니기를 바란다."며 "바티칸 측은 이슬람을 정말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밝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터키 고위성직자인 알리 바르다코글루도 "정말 걱정스럽고 슬프며 불행하다."면서 "교황이 만일 타인에 대한 기독교 세계의 원한과 증오, 적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면, 그때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문이 이처럼 확산되자, 바티칸 당국은 교황이 이슬람의 성전을 거론한 것은 아무런 입장 없이 옛날 책의 구절을 인용했을 뿐이며, 이슬람인들의 정서를 자극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바티칸 대변인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교황이 로마로 귀국한 직후 보내온 성명을 통해 "지하드 및 지하드에 관한 이슬람인들의 생각을 깊숙이 파헤치려는 게 교황의 의도가 아니었음은 분명하다."며 "더더욱 이슬람 신자들의 감정을 건드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황은 "물론 이슬람을 포함해 다른 종교와 문화를 향한 존경과 대화의 자세를 기르기를" 바란다면서 "교황의 마음속에는 폭력의 종교적 동기에 대한 분명하고도 근본적인 거부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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