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 마시자 이제 그만!"…금융권 회식문화 변화 '바람'

입력 2006-09-15 09:26:05

'감미로운 섹스폰 음률 속에 향긋한 와인 한 잔···.'

대구은행 기업영업본부는 14일 밤 청도 남성현 와인터널에서 지점장급 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목표 조기달성을 위한 단합대회를 개최, 눈길을 끌었다. 청도 남성현 와인터널은 일제시대인 100여 년 전 기차가 지나다니던 굴. 철로 복선화 공사로 버려진 곳을 청도감와인 '감그린'의 숙성창고로 활용하고 있는 중이다. '감그린'은 지난해 APEC 정상회담 때 공식와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행사는 전문가의 와인 특강으로 교양(?)을 높인 뒤 대구예술대 안호진·김동화 교수의 섹스폰 및 통기타 연주로 흥을 돋구었다.

이 같은 금융권 회식문화의 변화 바람은 하나금융그룹 설문조사에서도 그래도 나타났다. 응답자 1천150명 중에서 가장 원하는 회식 유형으로 '공연이나 영화를 즐기는 문화회식'이 66.6%로 제일 높았고, 스포츠 관람이나 볼링 등 레크레이션을 꼽은 답변도 18.9%에 달했다. 반면에 음주와 삼겹살,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음주가무형 회식'을 원한다는 응답은 7.3%에 불과했다.

하춘수 대구은행 수석부행장은 "예전에는 식당이나 호텔에서 주로 모임을 가졌는데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상이었다."며 "웰빙문화의 확산으로 와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와인 강좌가 지점장들의 비즈니스에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새로운 방식의 회식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영화 관람이나 게임, 근사한 저녁 식사 등 웰빙 회식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갈수록 느는 추세이어서 새로운 회식 바람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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