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여고생' 끝내 주검으로

입력 2006-09-15 08:41:54

살해 뒤 "돈 준비하라"...50대 검거

"1시간 후 집에 가겠다."라던 말을 전화기에 남긴 채 실종(본지 8일자 4면 보도)됐던 여고생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귀가하던 여고생에게 접근, 자신의 차량으로 납치한 뒤 강제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김모(50) 씨에 대해 1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4일 오후 10시 30분쯤 대구 모 여고 부근 골목길에서 집으로 가던 M양(17·고교 2년)에게 "학교 선생님이 교통사고가 났으니 같이 가서 도와주자."며 접근, 자신의 승용차에 태운 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야산으로 끌고가 성폭행하고 반항하는 M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M양은 이날 미술학원 수업을 마치고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김 씨는 M양을 살해한 뒤 8일부터 13일 사이에 M양 아버지(44)에게 3차례에 걸쳐 "돈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를 건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2001년 같은 현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 범행을 했던 사실을 확인해 김 씨를 추적해 왔으며 김 씨가 범행현장 주변에서 살고 있는 점, 김 씨가 범행 현장 부근 자동차상사 판매원 일을 하다 최근 갑자기 사라진 점을 파악, 13일 오후 긴급체포한 뒤 14일 낮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암매장된 M양의 사체도 같은 날 오후 찾아냈다.

김 씨는 "'살려주세요 아빠, 부산 완월동에 있어요.'라는 쪽지를 발견했다."고 M양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M양이 살아 있는 것처럼 속이려 하는 등 용의주도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미성년자 유인 약취', '성폭행 미수', '성폭행' '절도' 등의 7개 범죄 꼬리표를 달고 인생 절반에 가까운 23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한편 학교 측에 따르면 M양은 가내 수공업을 하는 부모 슬하에서 자라왔고 중학생 여동생이 있으며 1학기 때 학급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모범적인 학생이었고 2학기 시작과 함께 미술대 진학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