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희망' 전하는 복권 인사…김희망 씨를 아시나요?

입력 2006-09-13 10:54:33

"김희망 씨요? 보기만해도 마냥 기쁜 사람이죠…"

김천에서 김희망(57·김천 평화동·가명) 씨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이런 식으로 말한다. 그 이유는 지난 15년 동안 만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복권을 선물해 왔기 때문.

김천시 김해문 문화재 담당은 "그동안 김 씨로부터 받은 복권만해도 수 십장인데 받을때마다 잠시나마 희망과 기대감으로 설렌다."고 했고 김천시 박성규 문화공보담당관은 "참 재미있게 사는 사람이다. 다른 이에게 복권을 나눠 주면서 스스로는 더 큰 기쁨을 얻는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남에게 기쁨을 주는 길로 들어선 것은 우연이었다. 방수 등 바닥공사를 하는 김 씨는 15년 전 홀몸노인의 집을 고쳐주면서 그 맛을 잊지 못해 봉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이래서 봉사를 하는구나 싶었죠. 그래서 술을 끊고 그 술 값 반만이라도 남을 위해 쓰자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 만나는 사람과 악수를 할 때마다 500 원 짜리 복권을 건넷고, 로또가 나온 뒤에는 1천 원짜리로 바뀌었는데 1개월에 50만 원어치 정도를 나눠주고 있다. 또 김 씨는 지역의 홀몸노인 5명을 친부모 처럼 보살피고, 수시로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찾아 건물 보수 등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 찍기를 끝내 거부한 김 씨는 사람들에게 복권을 주는 이유에 대해 "받는 사람들의 기쁨보다 스스로 더 큰 기쁨을 얻기 때문"이라며 "이런 이야기가 기사화돼 많은 사람들이 알게되면 내 기쁨이 줄어들것 같아 취재에 응하지 않는것"이라고 말했다.

"15년째 복권·로또를 전하고 있지만 당첨됐다고 전한 사람은 없었어요. 그래도 계속 복권을 전해 줄 생각입니다. 이 일은 제 삶의 원동력이자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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