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중국 진출 '부당요구 수용' 논란

입력 2006-09-11 08:23:35

KBS가 중국 진출을 추진하면서 중국 공영방송의 국내 진입을 지원키로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이계진(李季振·한나라당) 의원은 1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4월26일 열린 KBS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KBS가 'KBS월드'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 측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중국의 'CCTV 채널9'가 국내 디지털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50% 이상에 편성되도록 보장해야만 중국 정부가 KBS월드를 중국 내 3성급 이상 호텔에 제한적으로 송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조건을 KBS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방송위의 계획대로라면 2010년에는 108개 SO가 모두 디지털로 전환하게 되기 때문에 54개 이상의 SO에서 CCTV 채널9가 편성되는 반면 KBS의 경우는 일반 중국 시민이 접할 수 없는 호텔에서만 방송되기 때문에 한류 확산이나 저변확대 효과가 불투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KBS는 CCTV 채널9의 국내 SO 송출을 자회사인 KBS SKY를 통해 하려 했으나 KBS SKY는 어렵다는 입장을 KBS 측에 전달했다"며 "이 과정에서 KBS는 KBS SKY 측에 압력을 행사했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며 반발했던 KBS SKY의 모 이사는 해임되는 진통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KBS월드의 중국 진출을 위해 2003년 9월부터 중국 정부와 협상을 해왔으며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아 어떠한 조건도 확정되지 않았고 양국간 어떠한 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KBS 은문기 글로벌전략팀장은 "중국 정부는 외국채널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상대국과 호혜적 상호진출 정책을 견지하고 있으며, 외국채널을 가정에서 시청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시노샛'이라는 위성방송을 통해 3성급 이상 호텔과 외국인 거주단지 등 제한적으로 외국채널 시청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KBS가 중국에 진출할 경우 KBS월드의 대행을 중국의 국제방송총공사가 맡도록 규정돼 있어 'CCTV 채널9'의 한국 진출의 대행을 KBS가 맡게 될 것"이라며 "이는 양국간 상호 채널 진출을 위한 역할분담"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연간 400만명이 넘고 한국인 거주자는 20만명 이상으로 이들의 국내방송 시청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시급하며,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연간 2천만명에 이르고 중국인의 국내 여행에 따른 연간 호텔 이용객은 3천만명 이상으로 한류 확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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