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이후 지역경제 '좌지우지'
올해는 귀한 송이가 더 귀해질 전망이다
예년의 경우 8월초부터 가을송이가 제법 수확되는 9월초까지 생산되던 여름송이가 유달랐던 여름 무더위와 지역적인 강수량 부족으로 제대로 생산되지 않았다.
봉화, 영양, 울진, 청송 등 북도내 주요 송이산지에서는 여름 송이를 찾기가 쉽잖다.
봉화군 산림조합 송대익 상무는 "송이는 날씨와 강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 올해는 날씨와 강우량 모두 빗나가 송이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고, 청송군 산림조합 권용락 상무는 "올해는 밤, 낮으로 30℃가 넘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 송이를 구경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가을 송이는 지역마다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영덕군의 경우 9월들어 다소 기온은 높지만 송이 생육에는 지장이 없어 생산량이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반면 울진 송이상들은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송이 수집상 남모(46·울진읍) 씨는 "올 여름에는 꽤 잦은 비가 내렸고 최근 날씨도 서늘해 풍년이 들 것"이라면서도 "송이는 온도와 습도 등에 민감하기 때문에 채취 당시의 날씨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변변한 산업기반이 없는 산간지역의 가을철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지역 최대 특산물이어서 지역민들이 송이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작황전망
전문가들마다 엇갈린다. 봉화 송이 판매상 설성욱(39) 씨는 "9월들어서도 다소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면 8일 백로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가을 송이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밤에는 적정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나, 낮에는 28∼30℃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로 밤 사이에 자랐던 어린 송이가 썩어버린다는 것.
반면 영덕의 경우 최근 들어 기온은 다소 높지만 적정한 습도로 가을송이 생산량은 지난해 70t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성화 영덕군 산림조합장은 "최근 날씨가 좋아 추석쯤 판매될 가을 송이는 지난해 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군 산림조합 송대익 상무는 "송이는 날씨와 강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생물이지만 올해는 날씨와 강우량 모두 빗나가 여름 송이생산이 크게 줄었다."며"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오지않으면 가을송이 생산까지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전무종 봉화군 산림경영과장은 "오는 29일부터 10월2일까지 열리는 봉화춘양목송이축제는 다소 기간을 연장하는 바람에 별문제는 없을 것이라"며"통상적으로 여름송이가 실패하면 가을송이는 풍작을 이룬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효자=1950~60년대만 해도 송이는 된장독에 넣어 장아찌로 먹을 정도로 흔한 산림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지만 1970년대 이후 일본으로 수출되면서 대접받기 시작했다. 송이가격이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1998년 9월 26일로 당시 울진 산림조합에서 거래된 송이는 1등급 1kg당 가격이 58만 9천990 원이었는데 같은 날 포항 기계 우시장에서 100kg짜리 암송아지가 50만 원에 거래됐다.
자연산 송이가 대접을 받으면서 요즘은 풍년, 흉년에 관계없이 1등급 1kg당 20~30만 원을 호가하는 게 보통. 이때문에 송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울진군의 경우 지난 해 125t을 생산, 107억 5천5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봉화군은 80t, 영덕군은 70t, 영양군은 35t을 생산하고 있다.
▷송이 채취자는 심마니와 같아=송이철이 되면 채취농들은 산삼을 캐는 심마니와 같은 생활을 한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그 곳에서 먹고 자며 송이를 지킨다. 더 좋은 송이를 따기 위해 심마니처럼 정갈한 몸가짐을 갖추고 부부관계를 삼가하는 촌로들도 아직 꽤 된다고 한다.
송이를 캘 때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 풀섶이나 돌만 밟고 걸어다니기도 하고 머리를 살짝 내비친 것은 자신만 아는 표시를 해놓고 다음 날 다시 찾을 정도로 정성을 쏟기도 한다.
채취농 황경문(70·울진 온정면) 씨는 "그 날의 운에 따라 홀로 난 낱송이, 몇 개씩 늘어선 줄송이, 수십개씨 무리진 방석송이, 마당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마당송이를 만나기도 하는 만큼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짜도 많아요=송이 값이 비싸자 값싼 북한산과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최근에는 가격 차이를 이용한 부당 이득을 노리고 국내산에다 수입산을 섞어 파는 중간상인들도 생겨날 정도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울진군 산림조합 남동춘 과장은 "수입산은 국내에 반입돼 판매되기까지 일주일 가량 걸리는 만큼 신선도가 떨어지고 향도 거의 없으며 색깔 또한 거무스름하고 물렁한 것이 많은 반면 국내산은 향이 진하고 갓과 자루끝에 흙이 많이 묻어 있어 잘만 보면 식별이 가능,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원·황이주·김경돈·마경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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