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는 어떤 도박이든 전문지식을 갖고 합니다. 단지 요행을 바라는 게 아니라 전문적으로 공부한 승부사들이 실력을 겨루는 거죠."
프로 갬블러(도박사)이자 프로 바둑기사이지만, 2003년 인기를 모았던 SBS 드라마 '올인'의 실제 주인공으로 더욱 유명한 차민수(55)씨가 6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최근의 사행성 게임 문제를 바라보는 심정을 소상히 털어놨다.
차씨는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버는 것도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운 좋으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바다이야기' 같은 게임기는 확률로 볼 때 애초에 이길 수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돈을 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차씨는 "외국에서는 도박 중독을 정신병으로 취급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제력이 부족해서 계속 도박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사행성 게임은 사회생활을 건전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웬만하면 안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으로 도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덩달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도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국인이 와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으로 사행성 오락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자유로운 운영이 보장돼야 한다"며 "정작 경마나 경정, 경륜 등은 다 허가해 주면서 왜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사행성이라며 규제를 하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씨는 "국내 한 카지노는 외국인 방문객이 전체 이용객의 0.0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한해 7천700억원 가량의 흑자 대부분이 내국인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얘기"라며 국내 카지노 운영 실태도 꼬집었다.
"강원랜드 카지노는 애당초 서울과 너무 멀어 외국인이 갈 수 없는 곳에 있어요. 외국인이 한국에 한달 이상 머무르면 모를까 여간해선 가기 힘들죠. 정선에 카지노를 만든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차씨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카지노는 테이블마다 시간당 얼마를 벌었는지 조사해서 보고하지 않고 있다. 이는 사실 카지노 매출을 감추려고 하는 것인데 이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6.25 전쟁 중에 태어나 서울 영등포 일대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차씨는 1976년 미국으로 건너가 갬블러 세계에 뛰어든 뒤 1987년 세계포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전공'인 포커에서 북미 본토의 '하우스'(도박장)를 휩쓸었다.
한국기원 소속 바둑 공인 4단으로 1989년과 1990년 후지쓰배 8강에 진출했고 중국 전통 무술인 쿵후 공인 7단에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도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작년 9월 한국관광공사가 설립한 카지노 자회사 상임이사로 영입됐다 올 2월 개인적 사정으로 그만뒀다.
작년 8월 카드게임의 일종인 블랙잭의 필승 비법을 다룬 '블랙잭 이길 수 있다'를 책으로 펴낸 데 이어 지금은 포커와 관련된 책을 집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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