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심의 비리 단서 포착…20개 게임 수사

입력 2006-09-04 17:03:36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심의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단서를 잡고 20여개 게임의 심의 과정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4일 "(게임 심사 과정에서) 채점표만 조작한 것이 아니라 A업체에 허가해야 할 것을 B업체에 한 것도 있고, 바꿔치기한 것도 있다.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고 도장 찍었다는 얘기도 있다.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20여개를 일단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기다리면 불쏘시개 정도는 만들어지지 않겠나. 잘 하다 보면 불도 붙을 수 있고…"라고 덧붙였다.이는 게임 심의 비리 의혹이 일정 부분 규명돼 조만간 관련자 소환 등을 거쳐 가시적인 수사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게임은 '바다이야기', '황금성', '은하철도999' 등이고, 일부 게임 제조업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 특정 오락기 심의 서류를 제출해 합격 판정을 받은 뒤 서류를 바꿔치기해 심의를 받지도 않은 오락기가 합격 판정을 받은 것처럼 둔갑시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심의위원 뿐 아니라 영등위 사무국 직원들까지 성인오락기 심의를 둘러싼 비리에 깊숙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게임업체 로비 의혹, 영등위 심사 과정의 불법행위 가능성 등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은 구속 중인 한국컴퓨터산업중앙회(한컴산) 대표 김민석씨가 파손하려 했던 컴퓨터 보조저장장치인 USB 메모리를 복원한 결과 김씨가 제3의 사업을 구상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자금조달 계획 등을 캐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메모리에는 현재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업 뿐 아니라 향후 사업 계획 등이 들어있지만 김씨는 "개인적인 구상일 뿐이다"며 현재 사업과의 연관성 등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이 전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가 이 메모리를 파손하려 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행성 오락실 등과 관련한 일부 사업이 차명 등의 방법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신규 사업 추진 및 자금 자금 조달 등을 위해 정·관계 에 로비를 벌였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접촉 고리를 밝혀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또 김씨가 '바다이야기' 애프터서비스(AS) 업체인 제이비넷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정황도 확보해 사실 관계를 캐고 있다.

김씨는 이 부분과 함께 '황금성' 제작업체로부터 게임심의 로비 대가로 게임기 200여대를 받은 혐의 등 게임기 제작업체와의 연관성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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