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자들은 자신이 내세운 정치적 구호나 지침을 숫자로 요약해서 칭하길 좋아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의 '4개항 기본원칙'(공산당 영도, 사회주의 노선, 프롤레타리아 독재, 마르크스.레닌.마오쩌둥 사상 견지)이나 장쩌민(江澤民)의 '3개대표론(공산당이 선진 생산력, 선진 문화, 광범위한 인민의 요구를 대표한다)'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중국 민중들은 이런 거창한 정치구호를 또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용어로 바꿔쓰길 즐긴다고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4일 소개했다.
4개항 기본원칙은 중국 일반인 사이에선 '술은 선물 받는 게 기본, 담배는 빌려 피는 게 기본, 월급은 안 움직이는 게 기본, 부인은 안 쓰는 게 기본'이라는 말로 바뀌어진다.
3개 대표론은 또 '당신이 만약 뇌물을 받았다면 당신이 아직 재직중이라는 사실을 대표하고, 당신이 기생을 상대했다면 여전히 건강하다는 사실을 대표하고, 애인을 품고 있다면 본처가 아직 귀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대표한다'는 말로 바뀐다.
중국인들은 비단 지도자들의 정치구호 뿐 아니라 자신들의 희로애락을 숫자로 된 성어로 만들어내는데 천재적이다.
인생 4대 비극은 '오랜 가뭄 끝에 단비가 내렸는데 한방울에 불과하고(久旱逢甘雨, 一滴), 타향에서 오랜 지기를 만났는데 빚쟁이이고(他鄕遇故知, 債主), 신혼초야인데 신부는 옆방에 있고(洞房花燭夜, 隔壁),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는데 동명이인이라네(金榜題名時, 重名)'는 말로 일컬어진다.
'소시장에서 사기를 당하거나 애인에게 구박당하는 일, 훔친 돈을 도난당하거나 대장이 힘을 잃는 일'은 4가지 말 못할 사정(不能說)에 속한다.
가장 바보 같은 4대 남성들로는 '퇴근하자마자 귀가하는 남자나 애써 돈 벌어 써버리는 남자, 식사때 왕새우를 주문하는 남자, 아가씨에게 전화번호를 남기는 남자'가 우스개처럼 일컬어진다.
이밖에 '신 4대혼인제도'로 중국 네티즌들은 '부인 종신제의 타파, 처제 주식제의 시행, 아가씨 경쟁제의 도입, 애인 계약제의 추진'을 꼽기도 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정치구호로 내놓은 '여덟 가지 영예와 여덟 가지 치욕(八榮八恥.8영8치)'도 어떤 말로 변할지 두고 볼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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