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이슬람 개종하라"…미국인 알 카에다 비디오 파문

입력 2006-09-04 10:31:05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활동 중인 미국인이 이 조직의 2인자와 함께 비디오테이프에 나와 미국인과 이라크전 및 아프가니스탄전에 동원된 미군들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할 것을 2일 촉구했다.

총 48분에 걸친 이 비디오는 이슬람 전사들이 애용하는 웹사이트에 게시됐으며, 올해 28세의 미국인 아담 예히예 가다안이 알 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미국 인터넷매체 '마이웨이'가 2일 보도했다.

가다안은 9·11 테러 공격 5주년을 앞두고 공개된 이 비디오에서 흰색 옷과 터번을 입은 모습으로 나타나 이슬람에 대해 강론하고 기독교와 유대교의 잘못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테러 공격 위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테이프에서 "우리는 모든 미국민과 이슬람을 믿지 않는 이들을 초대한다." 면서 "미국민이 이슬람에 대해 갖고 있는 그릇된 이미지를 바로잡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전제, 미군들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벌이는 십자군 전쟁에 동원되고 있을 뿐이라며 부시를 위해 목숨을 버리지 말고 승리가 약속된 이슬람 진영에 가담하라고 촉구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 미국인이 파키스탄의 알 카에다 조직원 양성소에서 훈련받았고 현재는 알 카에다의 통역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다안은 과거 알 카에다 테이프에 '아잠 알-암리키'라는 가명을 썼던 인물로, 현재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 가능성과 관련해 FBI로부터 수배를 받고 있다.

가다안이 알 자와히리와 함께 비디오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7일에 이어 두 번째이다. 런던지하철 테러 발생 1주년을 맞아 지난달 7일 공개된 비디오에서 가다안은 "무슬림은 알 카에다의 공격으로 사망한 서방인들에 대해서는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고 짤막한 논평을 했었다. 한편 알 카에다의 2인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도 이날 비디오에서 미국 등 서방세계의 이슬람 개종을 촉구했다.

알 자와히리는 이슬람으로 개종한 가다안을 소개하면서 "혼란에서 광명을 찾은 가다안의 이야기를 듣고 미국민 및 서방 세계의 시민들도 이슬람으로 개종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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