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건설노조원 중 일부가 4일 소속회사로 출근, 석달째로 접어든 건설노조 파업사태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오전 10시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설비 현장 등에서 포스코건설 하청업체로 일하고 있는 수개 회사에는 노조 반장과 조장 등 중간 간부급 노조원 상당수가 출근해 작업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일부 현장에는 일반노조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7월부터 파업이 시작된 뒤 노조원들이 소속회사로 출근하기는 처음이다.
이날 8시쯤 모 회사로 출근한 반장급 한 노조원은 "혹시 있을지 모를 작업 정상화에 대비하기 위해 사전 점검을 하러 나왔다."고 말했으며 한 조장급 노조원도 "모든 공사를 포스코건설에 맡겨오던 포스코가 400여억 원대의 공사를 서희건설에 발주하는 등 공사 발주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하청업체들이 잇따라 계약을 해지하고 있어 파업과는 별도로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출근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모 회사 임원은 "노조원들의 완전 복귀는 아니지만 포항지역전문건설협의회는 중간 간부들의 출근을 매우 고무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회사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일단 복귀 후 일하면서 임단협 협상을 계속 하길 바란다."며 이날 중간 간부급 노조원들의 출근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포항지역건설노조는 파업 투쟁노선을 놓고 내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한 간부는 "주말동안 노조원들 간에 ▷지난달 노사간에 타결된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 회부여부 ▷현장 복귀 ▷파업 유지 등을 놓고 토론과 논쟁이 있었다."고 했고, 또 다른 노조원은 오랜동안의 파업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동료들 일부에서는 '노조 해산'까지 주장하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노조집행부는 임단협 복귀의 선결 조건으로 하중근 노조원 사망원인 규명과 구속자 석방, 포스코의 손배소 철회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 지난달 31일 포스코로부터 400여억 원대의 파이넥스설비 3차 현장공사를 수주한 서희건설은 4일 오전 9시부터 직원들과 현장 인부들을 투입해 공사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이날 건설노조의 포스코 정문 앞 출근저지 투쟁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파업 세달째로 접어들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포스코건설 하청업체중 기계분야 소속으로 파이넥스 성형탄 설비직업을 하던 대현기공과 3고로 열풍로 돔 교체공사를 하던 세일엔지니어링 등 2개사는 지난 2일 포스코건설에 계약해지를 요청했다. 대현기공 이정묵(60) 대표이사는 "파업 두달 동안 이리저리 돈을 빌려 지탱해 왔으나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며 "조만간 회사는 폐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포항전문건설협의회 측 관계자는 "파업이 지속된다면 버틸 여력이 없는 하청업체 15개 정도도 이번주 중으로 포스코건설에 계약해지 요청을 할 것으로 예산된다."고 전했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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