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속으로'…지역대학 출판부의 조용한 변신

입력 2006-09-04 09:08:14

지역의 주요 사립대 출판부가 성공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대학의 지성을 상징하며 학문 발전의 밑거름을 자부하던 대학출판부가 그동안 대중적 관심사와 점점 멀어져 왔던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의미가 크다.

영남대출판부는 최근 간행한 도서 4종이 문화관광부와 대한민국학술원에서 우수학술도서로 잇달아 선정되는 쾌거를 이끌어 냈다. 이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방대 출판부로서는 최초로 시도한 독립브랜드 '知&智'의 대중화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영남대출판부는 1973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300여 종의 도서를 간행했다. 그 중 '한국문화사상대계' 등 10여종의 도서들이 문화관광부·대한민국학술원 등의 추천도서로 선정되며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지난 6월에는 '유럽헌법연구(1)(박인수 외)', '사진으로 읽는 음악사(손태룡)'가 '2006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으며, 8월 초에는 '농업과 미래사회(조석진)', '한국산업사연구(권병탁)'가 '2006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는 등 모두 4권의 간행도서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영남대출판부장 이희욱(47.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대학교재 위주의 출판 관행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출판시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대학출판부 뿐만 아니라 지역 출판업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내 뿐만 아니라 교외 저자로도 문호를 확대해 새로운 브랜드에 맞는 기획도서를 발굴하고 온라인서점 및 대형서점과 직거래를 추진하는 등 마케팅전략도 강화해나갈 방침인 것이다.

한편 영남대출판부는 올해 초 공모를 통해 선정된 '知&智'를 교양도서 독립브랜드로 상표 등록하고, 첫 산물로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에세이집 '늪'을 펴냈다. 이 책은 감각적인 표지디자인과 세련된 편집이 눈길을 끌었으며, 어려운 철학이야기를 쉽게 풀어내 일반 독자층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계명대출판부도 최근 간행한 '동아시아 주자학 비교연구'(이동희,윤리학과 교수), '한국설화문학연구'(강은해,한국어문학과 교수),'한국의 하천식생'(이율경.문경새재자연생태공원 학예연구원, 김종원.생물학과 교수) 등 3종이 '2006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계명대출판부는 지난해 3종을 포함 21세기 들어 모두 12개의 도서가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됐다.

한편 국내 대학출판부 중 이화여대출판부는 '글빛', 한국방송통신대출판부는 '지식의 날개'라는 독립브랜드로 2004년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문예교양도서들을 발간해오고 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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