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작은 감동 등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이나 모임, 행사, 자랑할 일,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일이 있으시다면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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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당첨자=오성득(대구시 수성구 시지동)
다음주 글감은 '높고 푸른 가을하늘'입니다.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6·10 민주화항쟁 때 나는 오락실에서 눈물을 흘렸다
어릴 적 내가 처음으로 발견한 나의 재주는 오락을 잘하는 것이었다. 어머니께서는 누나들이 모두 공부를 잘해서 막내인 나에게도 은근히 기대를 하셨는데 노력을 안 해서 그런지 공부는 잘 안되었다. 하지만 오락은 하면 할수록 신기에 가까운 실력을 보여왔고 주위의 친구들은 나를 영웅을 대하듯했다.
올해로 6·10 민주화항쟁 19주년이다. 그해, 1987년에는 유난히 대학생 형들이 데모를 많이 했다. 그날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와 그 당시 최고 유행하던 '보글보글'이라는 게임 '100판' 넘기기 경쟁을 하고 있었다. 집이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근처였던 우리는 대학교에서 날아오는 최루탄을 늘 공기처럼 마셔 콧물과 감기로 훌쩍이며 살았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주 강한 최루탄 냄새와 많은 함성들 때문에 친구와 나는 '보글보글 100판'을 넘기기 위해 더욱 집중하여 게임을 했다. 그런데 최루탄 냄새가 진동을 하자 아이들이 하나 둘씩 밖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나와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100판을 채우고 감격의 포옹을 하며 기뻐하였는데 증인이 아무도 없는 것이었다. 오락실 아줌마도 이제는 가라고 재촉을 했고 축하해주는 친구들도 없이 오락실을 나오면서 친구와 나는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대학가면 만날 돌 던지고 냄새나는 거 터지고, 우리는 대학가지 말자." 순진한 건지 철이 없는 건지∼.
지금 한창 '바다이야기' 성인오락실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지만 어릴 적 오락실은 나의 손재주를 높이고 창의력과 공간 지각력 등 EQ와 IQ를 높일 수 있는 곳이며 앨범 속에 간직되어 있는 보물 같은 그림이며 아름다운 친구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추억이다.
마지막으로 "야! 너그들, 그때 내 100판까지 했는데 증인 없다고 빡빡 우겼제. 최루탄 냄새 억지로 참아가며 눈물, 콧물 흘리며 진짜 했데이∼. 믿어줄꺼제. 친구들아! 보고싶다."
이성호(대구시 동구 신천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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