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3.0 버전' 이슬람 급진파는 '나치·공산주의자'

입력 2006-09-01 11:00:11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라크전 비판여론에 대한 공격적 방어에 나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31일 이슬람 급진파들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와 냉전시대의 공산주의자들로 비유하면서 "이 전쟁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결국은 테러리스트들의 패배로 결말이 날 것" 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미국재향군인회 연차총회에 참석, 연설한 것을 시작으로 9·11 테러 5주년, 내달 19일 유엔총회 연설 때까지 이라크전 옹호 논리를 공세적으로 펼칠 예정이어서 이라크전 불만 등으로 추락한 그와 공화당에 대한 지지율이 반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나치, 공산주의자와 같은 표현은 최근 미국행 여객기 폭파테러 음모 적발후 '이슬람 파시스트들과의 전쟁'이라고 언급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슬람 단체들의 반발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이슬람교도들도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들의 신앙을 독재, 압제, 인종차별의 개념들과 불공평하게 연계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과 우방들은 전세계 민주주의의 발전을 후퇴시키려는 과격 이슬람 세력에 맞선 '이념 투쟁'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전쟁은 군사분쟁 이상"이라며 "이는 21세기의 결정적인 이데올로기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하는 것은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철수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성실하고 애국적인 사람이 많이 있지만 미군 즉각 철수는 이라크를 전세계 알 카에다 테러리스트들에게 넘겨주는 완전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세계무역센터 테러, 바그다드의 차량 폭탄 테러, 미국행 여객기 테러 음모, 헤즈볼라 등이 서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은 세계적으로 하나로 묶인 이슬람 급진파 네트워크라고 주장했다.

CNN은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세 번째로 맞는 이번 선거에서 또다시 이라크전 옹호 논리를 펴고 있다면서 이를 '부시 3.0' 버전이라고 표현했다.

이날 부시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솔트레이크시티 도심에서는 약 4천 명의 시위대가 전쟁 반대 시위를 벌였다.

부시 대통령은 오는 11일 9·11테러 5주년을 맞아 뉴욕 세계무역센터 자리 등 당시 공격당한 3개 장소를 모두 방문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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