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노무현 대통령의 KBS 회견을 지켜 본 심경은 씁쓸했다.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끌어다 强辯(강변)하고 남을 탓했다. 바다이야기 사태에 대해 사과한 점 말고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듣는 것 같았지만, 사실 '바다이야기' 사과도 국민 마음에 닿지 않았다. 도박게임에 빠져 피눈물을 흘리는 서민에게 "비싼 수업료를 낸다 생각하고 인내해 달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들리겠는가.
대통령은 "경제가 좋아도 民生(민생)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 물가'수출'외환 보유고 등 경제지표나 성장률이 아주 좋거나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兩極化(양극화)는 세계화 시대의 현상으로, 비정규직과 영세 자영업자 문제는 IMF 이후 발생으로 그 원인을 돌렸다. 한마디로 자신이 취임한 이후 경제 성적표는 나무랄 데 없다는 얘기다. 아시아개발은행이 지난 3년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평균 3.9%로 아시아 14개국 중 13위라고 진단한 것과 전혀 딴판이다. 올 하반기 들면서 생산과 소비가 줄고 있고 내년 경제는 더 어두울 것이라는 전망과도 동떨어진 樂觀論(낙관론)이다.
전시 작전통제권도 한나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 시끄럽다고 했다. 어제 전직 군 수뇌들이 작통권 논의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낸 것도 한나라당이 시켜서 한 일인가. 대통령이 국가 안위에 관한 중대 사안에 대해 각계의 衆智(중지)와 국민적 합의를 모을 생각 않고 마치 어떤 의도로 정치 쟁점화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많은 국민이 비판하는 '코드 인사' '낙하산 인사'도 "(그렇게 보면) 대통령도 낙하산 아니냐"고 어깃장을 놓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 조사에서 대통령의 현재 지지율은 14.6%다. 그 스스로 지지율을 신경 쓴다고 털어놓은 이후 더 떨어졌다. 왜 국민의 마음이 자꾸 멀어지는지 모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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