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이현규(32) 씨. 그는 오는 10월 4일(수요일)이 평일이지만, 회사에서 이날을 휴무일로 정해주길 내심 기대했다.
월요일인 10월 2일에는 월차휴가를 신청, 9일 연휴를 이용해 해외로 나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 씨는 계획을 포기하고 말았다. 해외로 나갈수 있는 창구가 이미 모두 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한달뒤 추석연휴의 비행기표가 없답니다. 제주도라도 가려 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상도 못했습니다."
혼수업계에 대박을 안겨다 준 쌍춘년 2006년. 여행업계도 호재를 이어가고 있다. 추석 연휴 '가을잔치'가 본격화했기 때문. 여행업계는 손님이 넘쳐 고민이라고 아우성이다.
지역 여행사들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8월 초에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고 해외도 중국·동남아시아 등 근거리 노선은 이미 자리가 꽉 찼다는 것. 여행업계는 "이렇게 여행경기가 좋기는 10년 만에 처음"이라고 반겼다.
예년에도 추석은 여행 성수기였지만 올해처럼 장기간에 걸친 연휴는 드물었던 탓에 여행수요가 유례없이 많다. 올해 추석 징검다리 연휴는 다음달 30일(토)을 시작으로 10월 8일(일)까지 무려 9일간 이어진다.
실제 연휴는 10월 5일(금)부터 8일(일)까지 나흘이지만 3일(화) 개천절이 끼면서 사실상 30일부터 '노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사 관계자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여름 휴가 못잖게 많은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소 1주일은 걸리는 유럽 여행도 빈 자리가 나기만 기다려야 할 판이라는 것. 장거리 여행의 경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비수기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비싼 요금이 적용되는 성수기임에도 자리가 없다.
긴 연휴를 쪼개 2박 3일 단기여행을 다녀온 뒤, 추석을 쇠러 고향에 내려가려는 사람들도 많다. ㅅ여행사에 따르면 10월 3~5일을 제주도 여행으로 보내고 싶다는 문의가 가장 많다는 것.
이 여행사 관계자는 "연휴 절반은 여행, 나머지 절반은 추석 쇠기로 보내려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불황속에 추석 연휴를 맞는 지역업체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조업차질과 생산성 저하 우려 때문. 섬유 등 지역 중소기업들은 징검다리 휴일을 모두 쉴 형편이 못되는데다 근로조건이 대기업에 비해 열악해 근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대구경영자총협회 정덕화 노사협력팀장은 "이렇게 연휴가 긴 명절은 처음"이라며 "휴일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대구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연휴가 너무 길면 조업에 지장이 많기 때문에 업체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대체근무 등을 통해 연휴 기간을 조정하더라도 생산량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