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 경북지사님! 김범일 대구시장님! 취임하신지 2달이 됐습니다. 벌써 서울에 다녀가신 게 10여 차례씩 된다지요. 민선 단체장으로서 전무후무한 기록인 것 같습니다. 여의도 정가와 세종로·과천 정부 청사 주변에서는 시장, 지사가 예산 확보를 위해 함께 뛰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들립니다. 성과는 있으셨는지요? 첫 술에 배부르지 않을 겁니다.
두 분은 어떻게 하면 살림이 어려운 대구, 경북을 회생시킬까 노심초사 하시리라 믿습니다. 각계에서 온갖 조언을 아끼지 않으리라 생각되고요.
서울에 파견돼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 일대에서 활동하는 로칼리스트 기자로서 지면을 빌려 몇가지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군더더기가 아니라면 分外(분외)의 다행이겠습니다.
먼저 부하 직원과 시·도민의 머리를 짜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고, 凡夫(범부) 세명이면 스승이 있다고 하지요. 대구시정과 경북도정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동료 공무원들의 머릿속에 모두 들어 있습니다. 동기 부여가 안돼 스스로 꺼집어내놓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면 지사, 시장이 꺼집어 내야지요. 보상을 충분히 하면 꺼집어 내놓을 것 입니다.
또 경북과 대구를 발전시킬 방안은 도민과 시민이 갖고 있을 것 입니다. 지역 대학생을 상대로 놀라운 규모의 상금을 걸고 아이디어를 공모해 보시죠. 기발한 아이디어가 무수하게 나올지 모릅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좋은 안이 나오면 빛의 속도로 실행하면 됩니다. 이건 제 얘기가 아니라 미국 GE사 잭웰치 전 회장의 말 입니다.
다음은 발상의 전환과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구는 내륙이고 덥고 추워서 경쟁력이 없다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살짝 뒤집어보면 대구는 해양입니다. 자동차로 1시간이면 바다에 도착하는 해양 도시라는 거지요. 중국, 러시아, 미국 정도 땅덩어리는 돼야 내륙, 해양의 구분이 유의미 합니다. 더욱이 경주는 감포란 항구를 갖고 있는 도시인데도 국민들에게 내륙이란 이미지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동성로에서 폭염 축제를 벌이는 것은 어떨까요? 태국의 물 축제 보다 더 멋있고 흥겹게 수영복쇼와 란제리쇼도 벌이는 겁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바닷가로 가는 피서객보다 푹푹찌는 대구로 가는 피서객이 더 많아 질수도 있습니다.
대구를 자전거 천국으로 만드는 것은 어떻습니까? 대구는 분지로 둥글어 자전거로 도심에 접근하기가 어느 도시보다 유리합니다. 달구벌로, 동대구로 등 주요 간선도로부터 자전거 전용도로를 널따랗게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1차 순환선 안에는 아예 차가 못들어가게 해버리죠. 교통체증이 문제라고요? 서울 청계천 고가도로를 없애도 예상된 교통대란은 없었습니다. 독특해야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명분이 생깁니다.
군위 인각사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무슨 이유입니까? 일연선사가 인각사에서 쓴 삼국유사는 그리이스로마신화보다 더 영롱한 신화와 전설이 가득한 보물입니다. 단군 할아버지가 우리 역사에서 사라질 뻔한 것을 일연선사가 지켰습니다.
인천공항에 독도 홍보관을 만든다는 얘기도 들립디다. 차제에 너무 멀리 있어 가보기 힘든 독도를 아예 팔공산 꼭대기로 옮기는 것은 어떻습니까? 독도기념관 또는 홍보관을 타시도에 뺏기지 말라는 얘깁니다.
남은 것은 지역에 대한 열정입니다. 수구·꼴통의 부끄러운 대구·경북이 아니라 의로운 대구·경북을 자랑으로 삼고 널리 홍보하는 일을 미뤄서는 안될 듯합니다. 퇴계선생, 원효대사, 의병장 문석봉·곽재우·신돌석 장군, 최무선 장군, 국채보상운동, 2·28의거, 낙동강 방어선... 어찌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시장, 지사님! 공무원과 시·도민의 머리와 상상력을 한껏 빌리십시오. 혼자 꾸면 꿈이지만 여럿이 함께 꾸면 희망이 됩니다.
최재왕 서울정치팀장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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