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29일까지 갤러리신라(053-422-1628)에서 열리는 '이기칠전'의 작가 이기칠(44) 씨는 조소 전공이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실'이라는 작업은 건축의 일부를 엿보는 것 같다.
설계하고 있는 작업실의 대형모형 조각이 설치되고 벽에는 작업실 도면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건축가들의 작업장을 옮겨놓은 듯한 느낌 그대로인 것. 이 씨가 조각가인지 건설가인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물론 이 씨는 조각가이다. '작업행위가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장소이자 작가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정신의 거주지'가 '작업실'이라고 본 이 씨는 바로 현실에 존재하는 '공간'에 관심이 있다.
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축하는 '행위' 그 자체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선택했다. 유목민전 가치관이 중시되는 현실에서 '한 작가로서 정신적 뿌리를 내리고 어딘가에 정착하고 싶은 마음'에 이 씨는 자신을 위한 작업실을 짓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다만 부지가 없을 뿐이다. 그래서 이 씨는 자연석을 잘라 벽돌을 만들고 사면에 벽을 세울 준비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그래서 이 씨의 작품은 전시 공간 안에서만 살아있는, 그럼으로써 예술로 기능하는 이 씨만의 사적인 공간이 됐다. 이 씨의 '작업실'을 물리적이기보다는 추상적 공간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하는 원인이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고 있는 이 씨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가의 현실조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작업이 선보인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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