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언휘 종합내과 원장과 안압정

입력 2006-08-31 16:21:42

살면서 시련에 맞닥뜨리길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나 시련을 피하고 싶지만 또한 시련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겁니다. 문제는 시련에 굴복하느냐 아니면 시련을 내적 성숙을 위한 거름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날 때부터 유난히 몸이 약했고 의대 재학 중엔 끼니를 굶기도 했던 박언휘 종합내과의 박언휘 원장(48). 어린 시절 울릉도에서 자라면서 약한 육신과 제 때 치료를 못 받아 죽어간 친구들이 안타까워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으나 한때 가정형편이 기울면서 의대에서 휴학을 한 적이 있는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환자를 대할 땐 언제나 사랑과 기도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사람입니다.

이런 그를 안압정에서 만나 식습관 교정을 통해 연약한 몸을 극복하고 '의사가 치료를 받고 싶은 의사'가 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졌다는 건 우리가 육체를 쓰는 기간이 길어졌다는 말이죠. 그러나 길어진 시간만큼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필수사항으로 박 원장은 식생활 습관 개선과 운동, 착한 마음씨를 꼽는다. 이 중 식습관에서 결코 간과해선 안 될 점이 채식과 육식의 고른 균형이다. 흔히들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예방을 위해 채식위주 식단을 권고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

"육류에는 셀레늄이라는 중요한 미세영양소가 많은데 이는 항암, 항노화, 신경전달물질 효소 등의 중요성분입니다."

육식을 전혀 하지 않으면 몸 속 셀레늄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 영양소만 잘 섭취해도 많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육류에 있는 기름기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고기를 먹을 때 꼭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울릉도에서 초'중학교를 다녔는데 워낙 몸이 약해 거의 매일 병원을 들락거렸어요."

그러나 의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후론 몸이 약해선 안 되겠다고 결심했고 이 때부터 좋은 음식만을 골라먹었다. 부친이 사다 준 음식관련 책을 읽으며 몸에 좋은 성분과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와 고기는 빠뜨리지 않고 챙겨 먹었다. 무엇을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느냐도 못지않게 중요했다. 그래서 정한 규칙이 △아침은 꼭 챙겨먹는다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고 소식한다 △고기는 1주일에 한 번은 먹는다는 것.

"적게 먹으면 우선 위에 부담이 없어요. 뇌로 가는 혈류량도 많아져 머리가 늘 맑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수능을 얼마 앞두지 않은 수험생들은 새겨볼 만 했다. 소식(小食)은 소화부담을 덜 뿐 아니라 식후 20, 30분간의 가벼운 걷기운동은 뇌에 산소공급을 촉진시켜 뇌 활동을 돕는다. 대신 탄수화물(밥과 빵 종류)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혈류를 방해함으로써 머리가 무겁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가냘픈 박 원장이 오전 8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휴일 없이 환자를 볼 수 있는 에너지를 갖춘 것은 이 같은 식생활 습관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신에게 맞는 음식궁합을 찾으라고 권한다. 박 원장은 버섯을 추천했다. 모든 버섯엔 항노화 성분이 풍부하다고. 등 푸른 생선과 해산물도 즐긴다.

박 원장은 균형 잡힌 식단으로 얻은 건강 에너지를 환자사랑과 봉사활동으로도 넓혀간다.환자와 상담 땐 음식이야기도 빠뜨리지 않는다. 자신의 병을 충분히 알고 있어야 주치의의 치료에도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의대재학 중 겪은 시련은 박 원장으로 하여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눈을 돌리게 했다. 비 인가시설들을 찾아다니며 진료와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제가 많이 아파본 적이 있는 터라 아픈 사람을 대할 때는 늘 기도하는 마음이 앞서게 돼요. 비록 정신이 육체를 지배할지라도 일단 육체가 병들면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주저앉게 되잖아요?" 그래서 의사가 되고 보니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경구가 최고의 명언으로 다가왔다.

◇안압정

박언휘 원장이 안압정(대구 수성구 범어동)을 찾는 까닭은 바쁜 일상에서 짧은 식사시간 동안에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삭막한 병원공간을 잠시 벗어나 좋아하는 소나무랑, 열매가 열리는 유실수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숯불갈비 전문점인 이 곳은 최상의 고기를 엄선해 제공하면서 곁들이는 음식들은 한결같이 자연식으로 인공 조미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 점이 특징. 표고와 다시마 등 10여 가지 재료를 달여 낸 물로 담근 김치 맛은 시원하고도 뒷맛이 달싹인다. 특히 종업원들의 친절과 음식을 내면서 곁들여지는 설명은 다른 곳에선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소중한 사람들과 기분 좋게 식사할 장소로 손색이 없다.

문의 : 053)742-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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