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이전지 조정, 때 놓치면 안 된다

입력 2006-08-31 11:42:43

韓水原((주)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이전지를 둘러싼 갈등이 상당히 무겁게 전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조정 노력조차 부실한 가운데 放廢場(방폐장) 예정지 인접 慶州(경주) 동해안 지구 주민 3천여 명이 30일 결의대회를 여는 수준으로까지 상황이 발전한 것이다. 移轉地(이전지)를 경주 시가지로 할 것인지 아니면 방폐장 인접 동해안 지구로 할 것인지가 갈등의 핵심이라고 했다.

한수원 이전지 결정은 처음부터 어려움이 예상됐던 문제였다. 이유 중 하나는 이해 관련자가 여럿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한수원 전체 소속원 7천400여 명 중 800여 명이 근무한다는 본사와 협력업체들까지 옮겨 오려면 새로운 도시가 하나 만들어져야 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 달여 전에는 한수원 노조가 입장을 밝혀 또 하나의 이해 당사자임을 공시해 둔 바 있기도 하다. 그런 이해 관계 외에 동해안 지구 주민들은 방폐장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한수원 본사는 그곳에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이유들 못잖게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경북도청과 경주시청 등의 무책임성일 것이다. 방폐장 유치에 앞장서 놓고 뒷감당엔 어물쩍거리느라 조정하고 타협시킬 기회를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전지 결정은 본래 이달까지 끝내도록 일정이 잡혔다가 뒤로 미뤄졌으며, 곧 민관공동협의체를 구성해 다루도록 하겠다지만 현재로서는 성과가 難望(난망)하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부수적인 이슈 때문에 국가적 과제인 방폐장 건설 자체가 위협받을지 모를 상황이다.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관계 당국자들이 하루 빨리 방폐장 유치 때의 初心(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회는 늘 있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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