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도 따갑고 숨쉬기도 힘들어요."
여름 더위도 서서히 물러가고 밤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이호경(50·서구 평리동) 씨는 밤이 더 괴롭다. 탁한 공기가 밀려오고 냄새까지 나기 때문. 그는 이것이 인근에 있는 염색공단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밤이면 쓰레기가 타는 것 같은 냄새가 풍기는 경우가 많아요. 먹고 살기 바쁜 동네 주민들은 미처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제가 말을 꺼내니 수긍을 하더군요. 특히 낮에는 냄새가 나지 않다가 밤에만 냄새가 난다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습니까. 무슨 일을 꾸민다고 볼 수밖에 없잖아요."
이 씨는 주변에 염색공단 외에는 이런 악취를 풍길만한 곳이 없다며 수년 째 이 같은 현상이 수시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날이 궂은 때는 냄새가 훨씬 심해진다고 했다.
주민 박모(44) 씨 역시 같은 의견. 그는 "공단에서 2㎞도 채 안되는 거리에 산다고 언제까지 피해를 감수할 수는 없다."며 "커가는 아이들한테 무슨 피해가 갈지 모르니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공단에서 흘러나오는 염색폐수 때문에 냄새가 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공기흐름상 날씨가 흐린 날 인근 주거지역까지 냄새가 퍼졌을 것"라고 추정했다.
한편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은 철저히 폐수를 관리하고 있어 인근 지역으로 악취가 퍼져나갔을 리는 없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야간에 공단에서 특별히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없어 악취가 우리 탓이라 볼 수 없다."며 "염색과정에서 나온 폐수도 공동폐수처리장에 모아 정화과정을 거친 뒤 설치한 관을 통해 전량 달서천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 재처리 과정을 거치므로 악취를 풍기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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