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4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 2호 발사를 계기로 미사일방어(MD:Missile Defense) 시스템 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미국은 31일 알래스카 코디액섬에서 북한 미사일과 비슷한 크기와 속도의 미사일을 쏘아올린 뒤 캘리포니아 밴던버그 기지에서 요격미사일을 쏘아 올려 격추시키는 MD실험을 실시한다.
미국이 지상기지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작년 2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MD전략은 지상기지, 해상기지, 공중기지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 미 본토를 공격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한다는 전략구상으로, 특히 지상기지에서 발사되는 요격미사일은 대기권밖이나 지표에서 40km 이상 떨어진 대기권 고도에서 ICBM을 격추시키는 것으로 MD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작년 2월 실험에선 사일로에 있는 요격미사일이 발사조차 되지 않아 한때 MD계획이 백지화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이후 미국은 지상기지에서의 MD실험보다는 상대적으로 쉬운 저고도 및 단거리 요격용인 고공전역방위미사일(THAAD)이나 함대공미사일인 SM3를 이용한 MD실험을 몇차례 실시했을 뿐이다.
미국의 이번 MD실험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의식한 측면이 강하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달 북한이 미 본토를 강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하자 알래스카에 배치돼 있는 9기의 MD 시스템을 실전모드로 가동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 실험에서 북한 대포동 미사일과 크기와 속도가 유사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을 한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미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실험은 알래스카 코디액섬에서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과 비슷한 길이 35m, 무게 56t의 2, 3단계 미사일을 공중으로 쏘아올리면 발사 직후 대기권 밖에 떠있는 DSP위성이 이를 포착, 미사일의 속도와 방향, 궤도를 파악해 미 본토의 북미우주방공사령부(NORAD)의 전투관리센터로 관련정보를 보내게 된다.
이어 전투관리센터에선 이를 토대로 탄두와 교란체를 식별할 수 있는 '외기권 킬 비히클(EKV)'을 장착한 지상요격 미사일을 발사, 지상의 고주파 X-대역 레이더로 미사일을 추적, 파괴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향후 MD의 지속여부를 결정짓는 중대한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다시 실패할 경우 MD구상의 무모성이 거듭 입증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미군 당국도 이번 실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의 헨리 오버링 공군중장이 "이번 실험에서 목표 미사일을 요격해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재설계된 요격미사일이 목표 미사일을 탐지하고 미사일의 탄두와 보조추진장치를 구분할 수 있는지, 지상통제센터와의 교신은 가능한지 등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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