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창의력으로 풀었죠"…대구여고 '행복충전반'

입력 2006-08-29 07:36:22

대구여고 학생들이 '일'을 냈다.

지난 25~26일 서울 대치동 무역전시장에서 열린 '2006 여름 전국 학생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고등부에서 부문별 1등과 2등을 차지한 것. 우승의 주역은 성신혜(화학과) 지도교사와 허지수, 김영롱, 장미경, 이하늘, 배지연, 설은혜, 전지경 양 등 1학년생 7명이다. '행복 충전반'이라는 팀 명으로 출전했다.

"금상으로 예선을 통과한 상대팀들을 이기기 위해선 아이디어나 시나리오가 기발하면서도 교육적이어야 했어요." 성 교사는 이달 초 예선을 통과한 후 본선 준비를 하느라 방학 동안 학생들과 비지땀을 흘렸다고 했다.

이들 팀이 선택한 과제는 '환경과 개발 사이의 갈등상황과 해결방안'. 8분 간의 연극 공연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행복충전 팀은 환경오염은 뒷전이고 돈 벌이에만 혈안이 된 '이기남'과 '이기녀'를 통해 현대인들의 무지한 환경 의식을 고발했다.

"현대 소비 우선 사회의 대표적인 인간군상이에요. 이기남은 다리가 4개인 닭을 생산하면서 폐수, 매연을 마구 내보내요. 이기녀는 산을 파헤쳐 골프장, 유흥가를 건설하는데 산이 무너지면서 동물들이 갈 곳을 잃지요."

폐수 색깔이 갑자기 변하거나 자동차 매연이 분출되는 장면은 과산화수소 등 화학약품의 반응으로 연출해 호평을 받았다.

결국 이기남·이기녀는 100년 후 미래로 보내지고 폭설, 토네이도, 해일, 폭염, 사막화 등 환경 재앙을 본 뒤에야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줄거리다. 이산화 탄소가 많은 곳을 향해 스스로 찾아가는 '인공지능 나무', 중금속을 찾아 분해하는 로봇, 깊은 바닷속에 산소를 공급하는 '산소캡슐'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해법으로 제시해 고등부 은상(2등)을 수상했다.

즉석 현장과제 부문에서도 1등에 해당하는 장영실상을 탔다. 손을 대지 않고 컵과 구슬을 15분 이내에 옮기라는 과제를 10분만에 풀어냈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 학원 때문에 시간적인 제약이 많았다."며 "우리들의 아이디어가 보는 이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연습했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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