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발전 기여 少林寺 방장에 '호화 SUV' 시상 논란

입력 2006-08-24 11:28:19

웹사이트 수가 78만 8천400개, 누리꾼 수가 1억 2천300만 명에 이르는 중국에서 이번에는 소림(少林) 쿵푸로 유명한 소림사 방장 스님에게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현지 지방정부가 호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시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림사를 기업식으로 경영해 유명해진 이 절의 스융신(釋永信) 방장 스님은 지난 16일 허난(河南)성 덩펑(登封)시 관광진흥회의에서 지역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100만 위안(약 1억 2천만 원)짜리 폴크스바겐 SUV 한 대를 상으로 받았다.

앞서 소림사 문화 보호 및 전승, 소림 쿵푸의 세계적인 전파와 교류 등에 이바지한 공로로 미국의 한 대학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는 스 스님은 수상소감으로 "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전 세계에 무술(소림사 쿵푸)을 보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CTV 인터넷 사이트는 지난 14일 스 스님이 상을 받고는 만면에 웃음을 띠면서 "이는 (덩펑시 정부가) 소림사 스님들의 다년간에 걸친 노력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기쁘게 받겠다…. 내년에는 더 큰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 스님이 호화 차량을 상으로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수만 명의 누리꾼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웹사이트 게시판 등에 올렸고, sina.com과 sohu.com, yahoo.com 등 중국의 주요 포털 사이트들은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포털 사이트들의 여론조사 결과 회답자의 4분의 3가량은 스님에게 호화 차량을 상으로 준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오늘날 사치스러운 물건이 금욕, 사경(寫經), 무술로 널리 알려진 소림사 스님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간 것은 종교 세계에 세속적인 관념이 침투했기 때문"이라면서 "종교인들에 대해서는 물질적인 보상보다 정신적인 격려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스 스님의 임무는 무술 정신을 선양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사 그가 지역 관광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하더라도 차량을 상으로 주어서는 안 된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허난성에서 차량 한 대에 100만 위안을 쓰는 것은 옳지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소수의 지지자들은 "소림사가 지난 몇 해 동안 그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지역 발전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차량을 상으로 주는 것은 적절하다.", "스님들이라고 운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스 스님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어떤 스님이 존경을 받으려면 종교계 밖의 세계에 많은 공헌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모든 고명한 스님들은 사회에 지대한 공헌을 함으로써 명성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교와 소림문화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TV나 인터넷을 통하든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하든 간에 종교 발전과 중국 무술 선양을 위해 노력한다는 우리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