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서 총격전…벰바 부통령 관저 피습

입력 2006-08-22 10:39:35

민주콩고 大選 혼란으로 유엔군 긴급출동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 후보인 장 피에르 벰바 부통령의 관저를 21일 오후 현직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무장 군인들이 공격, 양측 사이에 수 시간 동안 야포를 동원한 격렬한 교전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때마침 벰바 부통령과 회의를 하던 현지 주재 주요국 대사들이 관저 내부에 피신했다가 긴급 출동한 현지 주둔 유엔평화유지군(MONUC)에 의해 구출됐다.

이날 오후 4시(현지 시간)께 수도 킨샤사 시내 곰베 지역에 위치한 벰바 부통령관저에 일단의 무장 군인들이 나타나 총격을 가했으며 벰바측 군인들이 즉각 응전, 수시간 동안 교전이 벌어졌다고 현지 한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AFP 통신은, 전날 킨샤사에서 벰바측 군인들과 총격전을 벌인 조셉카빌라 대통령 측 군인들이 21일엔 탱크 등 중화기를 동원해 벰바 부통령 관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당시 벰바 부통령과 회의하던 MONUC 수장 윌리엄 스윙과 14개국 대사들이 관저 내에서 긴급 피신한 가운데 유럽연합(EU) 다국적군의 지원을 받은 MONUC 병력 150여 명이 20여 대의 장갑차에 분승, 긴급 출동해 외교사절들을 구출했다.

대사들은 민주콩고의 7·30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국제위원회(CIAT) 소속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와 가봉, 남아공, 앙골라, 잠비아 및 캐나다, 벨기에, 유엔, 아프리카연합(AU)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엔군은 그러나 벰바 부통령을 구출해 내진 않았는데 앞서 카빌라측 군인들의 공격으로 벰바의 개인 헬리콥터가 폭파되기도 했다.

콩고군은 사태를 진압하기 위한 일환으로 모든 군 장병들은 병영으로 돌아가 무기를 반납하라고 지시했다. 5명의 사망자를 낸 20일 총격전에 이어 이틀째 발생한 이번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 규모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카빌라와 벰바 간 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랜 군부 독재와 내전을 겪은 이 나라는 4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적 절차에 따른 대선을 지난달 30일 실시했으며 카빌라와 벰바가 경합하는 대선 결선투표를 오는 10월 29일 실시할 예정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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