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으로 겁주겠다면 오판이다

입력 2006-08-21 11:19:08

현재 반반으로 점쳐지는 북한의 核實驗(핵실험) 가능성이 실제 이뤄질 경우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孤立(고립)으로부터의 탈출이 어렵게 된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핵실험 준비 가능성은 북한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대북한 압박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군 당국도 북한의 핵실험 강행 蓋然性(개연성)이 적잖다고 보고 24시간 밀착 감시활동에 나섰다.

북한의 핵실험 목적에 대해선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위한 전략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북한 제재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미국을 상대로 한 大反擊(대반격)이라는 설도 있고 미국 공화당의 선거 패배를 노림수로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핵을 무기로 한 군사적 위협으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벗어 나겠다는 게 북한의 의도라고 본다.

그러나 핵실험으로 고립을 벗어나겠다면 명백한 誤判(오판)이다.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실제적 위협보다 몇십배 부풀려진 위험성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 유엔 결의안 채택시 논란이 됐던 물리적 조치의 현실화도 무시할 수 없다. 올림픽을 준비 중인 중국의 대북한 거리두기도 지금보다 훨씬 뚜렷해진다. 핵실험의 결과는 북의 의도와는 달리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는 결론이 난다.

대북한 경계 강화를 이유로 한 일본의 軍備擴張(군비확장)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에 위협이다. 일본을 겁주려는 북한의 의도가 향후 위험을 키우는 꼴이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동북아에 군사력 경쟁을 불러 우리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민족을 내세운 우리의 대북한 지원도 명분을 잃게 된다. 북한 지도부의 오판과 독단은 남북한 모두를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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