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PGA챔피언십 공동 7위로 도약…우즈 공동 선두

입력 2006-08-20 10:52:43

이달 말 귀국을 앞둔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가 미국프로골프(PGA)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톱10' 입상에 성큼 다가섰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공동선두에 올라 메이저대회 2연승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최경주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메디나의 메디나골프장(파72.7천56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뿜어냈다.

중간합계 9언더파 207타가 된 최경주는 공동선두 타이거 우즈(미국),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이상 202타)에 5타 뒤진 공동 7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첫날 부진으로 하위권으로 처졌던 최경주는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데 이어 이어 이날도 선전을 이어가 앞서 열린 3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컷오프 당한 수모를 씻어낼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최경주는 "9언더파 이상을 친 선수는 모두 최종일 우승을 다툴 경쟁자"라고 우즈가 말했듯 최종 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도 품어볼 만한 상승세.

1번홀(파4) 버디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4번(파4), 5번홀(파5) 연속 보기로 주저 앉는 듯 했지만 6번홀(파4)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9번홀(파4) 버디로 까먹은 타수를 만회한 최경주는 10번홀(파5)에서도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기세를 올렸다.

12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인 최경주는 14번(파5), 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리더보드 첫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고 남은 3개홀을 파로 막아내 최종 라운드를 기약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11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쥔 데 이어 뷰익챔피언십에서 시즌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황제'의 위용을 유감없이 떨쳤던 우즈는 이날 7언더파 65타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로 마침내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찼다.

우즈는 지금까지 PGA 투어 대회에서 3라운드에서 공동선두로 나섰을 때 단 3차례만 우승을 내줬을 뿐이며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는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11차례 대회에서 모조리 우승을 차지했다.

한번 먹잇감을 물면 놓치는 법이 없는 '역전 불허'의 명성을 쌓아온 우즈는 더구나 메이저대회 우승은 커녕 투어 대회에서도 2승에 불과한 도널드를 상대로 최종 라운드를 치르게 돼 '우승 세리머니만 남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즈는 "아직 많은 선수들이 우승권에 포진해 있다"면서 방심하지 않겠다는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이날 우즈의 플레이는 16번홀(파4) 보기를 빼고는 완벽했다.

1번홀(파4)에서 티샷이 숲으로 날아가 세번만에 그린에 볼을 올린 우즈는 무려 11m 짜리 파퍼트를 성공시킨 것이 우즈에게 기분이 좋았다.

파만 해도 성공이라는 2번홀(파3.244야드)에서 3번 아이언으로 홀 2m 옆에 붙인 장면은 우즈가 왜 '외계인'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는 지를 알려준 장면이었다.

5번홀(파5)과 7번홀(파5)에서 가볍게 버디를 챙긴 우즈는 9번홀(파4) 버디에 이어 13번홀부터 15번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터트려 선두로 올라왔다.

16번홀(파5)에서 3퍼트로 1타를 잃었지만 우즈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에 바싹 붙여 잃었던 타수를 금세 만회했다.

이 대회에서 첫날부터 선두권을 지켜왔고 이날도 6언더파 66타를 때려내 공동선두를 달린 도널드는 벌써부터 '붉은 셔츠의 공포'에 떠는 모습.

도널드는 "이런 압박감은 전에 경험해보지 않았다"면서 '황제'와의 최종 라운드 동반 플레이에 상당한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이날 7타를 줄여 우즈, 도널드에 2타차 3위로 올라선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타이거를 상대로 역전 우승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엄살을 떨었다.

1, 2라운드에서 우즈와 필 미켈슨(미국)의 동반 플레이에 동참하는 부담 속에서도 선전을 펼친 US오픈 챔피언 죠프 오길비(호주)는 68타를 쳐 3타차 4위에 올랐고 1999년 메니나골프장에서 열린 PGA챔피언십에서 우즈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2003년 PGA챔피언십 우승자 숀 미킬(미국)이 10언더파 206타로 공동5위에 포진해 우승 경쟁에 뛰어 들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필 미켈슨(미국)은 68타를 쳤지만 2라운드에서 1타밖에 줄이지 못한 부담 탓에 공동8위(8언더파 208타)에 머물렀다.

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수확, 한때 공동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던 미켈슨은 후반 들어 지독하게 퍼팅이 안 들어가면서 제자리 걸음을 걸었고 결국 우즈에 6타나 뒤처져 사실상 타이틀 방어가 어렵게 됐다.

미켈슨은 "오늘 샷 감각이 너무 좋아 8언더파쯤은 칠 수 있었는데..."라며 후반에 식어 버린 퍼팅 감각을 원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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