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돋보기-SBS스페셜 '혈액형의 진실'

입력 2006-08-19 15:52:16

캐나다인 영어강사 데이비드 디온 씨. 자신의 혈액형을 모르는 그는 한 학생이 대뜸 혈액형을 물어 당황한 경험이 있다. 수혈이 필요한 위급한 환자가 있는 걸로 착각했던 것이다. 안동에서 대학을 다니는 김종균 씨는 미팅으로 한 여성을 만났는데 상대방이 혈액형 궁합을 보더니 연락을 끊었다.

그의 혈액형은 B형. 'B형 남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의식해 개그맨 P씨는 마음에 드는 여성이 물으면 자신의 혈액형을 O형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당신의 혈액형은 무엇입니까?" 유독 혈액형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국인.

그 이유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20일 밤 11시 5분에 방송하는 SBS스페셜 '혈액형의 진실'은 혈액형 집착 현상의 원인과 혈액형에 관한 잘못된 편견을 짚어본다. 혈액형에 대한 우리의 높은 관심은 혈연과 대인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에서 기인한다.

타인의 고향, 출신학교 등에 관심이 많은 우리 정서상 혈액형도 하나의 정보가 될 수 있다고 믿는 것. 하지만 혈액형을 성격과 연관 짓는 것은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다. 우리 사회의 'B형 죽이기'도 독일에서 시작돼 일본으로 건너온 '인종주의'의 산물. 제작진은 실험과 국내외 혈액형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토대로 혈액형이라는 또 하나의 유사과학이 우리 사회의 편견을 조장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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