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고민중…옳은 정책도 훼손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사 간부들과 만나 "남은 임기동안 개혁정책들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라며 "이런 생각을 편지 형태로 발표하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로 경향, 서울, 한겨레 신문과 한국일보 등 4개언론사 논설위원들과 비공식 오찬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은 오찬의 성격에 대해 "대통령께서 안보관련 전문가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는 자리였고, 어떻게 보면 의견을 주로 받는 자리였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차원의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지지율 고민을 거의 안 했는데 최근에는 한다."며 "전시작통권 환수 문제 같은 경우도 너무 당연한 것인데 내 지지율이 낮다 보니까 훼손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고, 옳은 정책도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지지율이 낮아서, 내가 미워서 정책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내가 지지율을 올리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도 받는다."며 "그래서 지지율 고민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임기가 이제 거의 끝나가고 있고, 지금은 더 이상 하려고 해도 잘 안 된다"며 "국회가 8개월 동안 안 열리고 있는데 국회를 열라고 하는 여론의 압력도 전혀 없다. 그런 것으로 봐서 뭔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내가 지지가 없다고 해서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는 없다." 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식들 문제로 임기말에 힘이 빠졌는데 나는 그럴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내가 권력기관을 갖고 휘두른 것도 아니고, 나는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도 없고, 끝까지 국정장악력을 갖고 간다."고 강조하며 "권력형 비리 같은 것은 있을 수 없고 떳떳하며 그런 것으로 발목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는 국정과제를 뽑아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왔다."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봐라.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문제뿐인데, 그건 성격이 청와대가 직접 다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또 "공기업 기관장들이 말을 잘 안 듣는다. 다 자기 논리를 내세워서 자기네 주관대로 한다."며 "과거에 임명돼서 내려온 사람들이어서 나가라고 할 수도 없다. 우리가 외부 감사를 많이 임명하는 것도 그런 견제의 의미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 "작전권은 필요하며,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해서라도 그렇다."며 "한미연합사나 작계 5027은 북한이 우리를 침공했을 경우 반격을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만약 내부에서 김정일 체제가 붕괴되는 등 급변사태가 불거졌을 때 그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느냐"며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어 "또 동북아 상황에서 주변 국가들이 패권 경쟁을 하는데, 구한말에 힘이 없어서 당했던 것처럼 그런 것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힘을 갖는다는 차원에서도 작전권이 필요하다."며 거듭 전시 작통권 환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6자 회담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등 북핵문제 교착상태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며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고 밝혔고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은 없으며 공식적 통로가 가장 정확하고, 이종석 통일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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