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참배'에 美 주요 언론 일제히 비난

입력 2006-08-16 10:01:15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5일 끝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의 공분이 높아지고 대일 감정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15 일 일제히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AP 등은 특히 한국과 중국 등 이웃국가들의 강력한 반발과 경고에도 불구, 고이즈미가 내달 퇴임을 앞두고 굳이 일본이 2차대전에서패배한 8월 15일을 택해 현직 총리로서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이후 처음으로 야스쿠니를 방문한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뉴욕 타임스는 고이즈미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하고 외교적으로 폭발성을가진 2차대전 종전 기념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면서 국내에서는 정치적 승리를 안겨다 주었지만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점점 더 고립시킬 가능성을 높인 것이라고분석했다.

타임스는 또 미국 관리들은 물론이고 일본에 영향력있는 단체들도 고이즈미의신사 참배가 중국과 한국 등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온상황에서 고이즈미가 참배를 강행했다면서 일본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거 61년전 일본 제국주의가 2차대전에서 패배했지만 이웃 아시아 식민국가들에겐 해방을 안겨준, 상징성이 강한 이날을 택해 고이즈미가 야스쿠니를 참배함으로써 지난 수개월간에 걸친 8.15 참배 여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타임스는소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고이즈미가 5년 임기 중 퇴임을 불과 수주 앞두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 한국과 중국에 분노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스트는 고이즈미의 이번 '도발적' 참배는 그같은 행위를 일본의 군국주의 과거에 대한 미화라고 규탄해온 아시아 국가들의 비판에 대한 '고별사'(parting shot) 로 보여진다면서 "내달 퇴임을 앞둔 고이즈미는 매년 해오던 신사참배 약속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포스트는 이어 고이즈미 총리가 특히 종전기념일인 15일에 현직 총리로서 야스쿠니를 방문한 것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이후 처음이며, '개인적' 방문이라는 주장과는 달리 종종 방명록에 총리라는 공식 명칭으로 서명해왔으며이날도 마찬가지로 서명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의 전시 잔학행위를 하찮게 여기는 군사 박물관의 본거지라고 말하고 아직도 일본에서는 2차세계 대전 당시의 진주만 공격을 '자위'행위로 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의 관리들은 한·중·일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에 점증하는 우려를표시해왔으나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비판하지는 않는 조심스런 처신을 해왔다면서 고이즈미 총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친구이자 아시아에서 부시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고 말했다.

포스트는 특히 일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문제는 고이즈미가 퇴임한 이후에도 일본과 한중 양국간 관계가 해빙기를 맞을 것 같지 않다는 점"이라며 "고이즈미의 후계자로 유력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극렬한 국수주의자로 간주되고내달 정식 총리가 되면 신사참배를 하겠다는 의지를 시사해온게 그 근거"라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AP 통신은 "고이즈미가 한국과 중국의 강력한 경고를 무시하고 신사 참배를 강행했다"면서 "이번 일로 고이즈미 총리와의 정상회담 개최를 거부해온 한중 양국의 감정적 공분을 야기할게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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