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 당시 버려졌다 구조됐던 두마리의 셰퍼드견을 놓고 원주인과 이 개들을 위탁 관리했던 동물 보호 단체간에 복잡한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카트리나가 덮쳤을 당시 루이지애너주 뉴올리언스 자택에 애견들을 남기고 대피했던 벨린다 섬롤은 루이지애너 법정에 두 마리 개들을 보호했던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동물보호센터(MSPCA)를 상대로 개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문제의 개들은 이미 새 주인에게 입양된 가운데, 이 센터와 이 곳 자원 봉사자 2명은 섬롤의 변호인이 자신들을 카트리나 피해 주민들의 불행을 악용하는 '엘리트 도둑'인 것처럼 불공정하게 묘사, 명예 훼손을 당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사건의 발단은 카트리나 당시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연방정부 변호사인 킴 데세리오가 버려진 애완 동물들을 구하러 뉴올리언스로 갔다가 세인트 버너드군(郡)에서 이 셰퍼드들을 발견, 군청의 허가를 받아 자신이 자원 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메릴랜드의 보호센터로 넘겨준 데서 비롯됐다.
군청측은 허가 당시 SPCA측에 카트리나 이재민들이 잃어버린 애완 동물들을 찾기 위해 많이 이용했던 한 웹사이트에 이 개들의 사진을 게재토록 의무화하는 한편 그해 11월1일까지 개들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소유권을 SPCA측이 갖도록 했던 것.
보호센터측은 두 셰퍼드를 인계받아 심장사상충(heartworm) 예방주사도 맞히고, 그 중 한마리에게는 많은 비용이 드는 침샘선 수술까지 해주는 등 극진히 보살피다 다른 가정에 입양해 주었다.
그러나 입양 수주후인 지난해 12월 원 주인인 섬롤의 변호인 캐서린 블룸필드가 개들의 반환을 요구해왔으며 이에 보호센터측을 대표해 데세리오는 e-메일을 통해 "반환할 수 없으며 섬롤이 새로운 삶에 잘 적응하길 바란다"며 거절했다.
데세리오 e-메일의 일부 내용은 블룸필드의 블로그 '미친개들의 세상(Maddogs World)'에 '애견센터와 데세리오의 냉담한 무시의 증거'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블룸필드는 보호센터측이 입양전 개 주인을 찾으려는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문제의 개들은 주인 섬롤의 결혼 선물이었던 점을 강조하며 재차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데세리오와 자원 봉사 동료인 돈 윌콕스는 블룸필드가 2개의 웹사이트에 "올바른 일을 하지 않는 그 어떤 부자들도 나와의 결투 없이 내 개를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의 시(詩)와 함께 "당신들이 내 개를 돌려주지 않음으로써 얼마나 나를 해치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섬롤의 편지 내용을 게재했으며 이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위협까지 당했다면서 블룸필드를 상대로 명예 훼손 소송을 내게 된 것.
루이지애너의 재판부는 블룸필드에게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행동도 중단토록 임시 명령을 내리는 한편 센터측에 대해 개를 반환하지 않을 경우 매일 1천 달러씩 벌금을 물리겠다고 통고했다.
카트리나 당시 잃어버렸다 구조된 애완동물은 1만5천 마리에 달하며 이들 중 25~30% 정도만 원주인을 찾고 나머지 대부분은 다른 가정으로 입양됐으며, 일부는 소유권 분쟁이 진행중이다.
MSPCA 대표인 마리에 위즈너는 카트리나로 애완 동물에 대한 많은 소유권 분쟁이 매우 여러가지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멕시코만 지역이 또 허리케인을 맞게 될 텐데, 도움의 손길을 이렇게 물어버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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