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사운드, 오케이", "조용히 해주세요, 촬영들어갑니다."
대구 계성고등학교에서 촬영 중인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제작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촬영현장. 계성고 도서관은 열기로 꽉 차있다. 그렇잖아도 35도를 웃도는 무더운 한낮인데다 조명까지 설치, 실내 온도는 족히 40도는 넘을 듯하다. 동시녹음 중이라 에어컨은 그림의 떡. 대신 30여명의 스탭들은 얼음 수건을 걸치고 부채를 부치는 등 저마다 더위를 피하느라 여념이 없다. 현장 스탭들은 "가장 더운 곳에서 여름을 나고 있다"며 대구의 무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10일 촬영장면은 교생 엄지영(김사랑)과 학생 김태요(하석진)가 도서관에서 야릇한 상황을 연출하다가 시라소니 선생(이혁재)이 들이닥치자 둘이 도망다니는 장면.
10초 안팎의 짧은 장면이지만 벌써 두 시간째 똑같은 장면만 촬영 중이다.
"좀 더 긴장감있게 나가봐요. 시라소니 선생님은 지금 교생과 학생의 밀회를 감시하는거예요. 교생 지영이는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니까."
김유성 감독은 배우들 속으로 뛰어들어가 직접 연기 지도를 한다. OK사인이 떨어지지 않자 김사랑씨와 하석진씨는 직접 모니터를 보며 다음 촬영을 준비한다.
맡은 역할이 '섹시한 여고생'인 만큼 주연 김사랑씨도 몸매 관리에 부쩍 신경쓴다. "밤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고 애써요. 운동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대구가 이렇게 더운지 몰랐네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발칙한 제목으로 벌써부터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는 엄격한 미션스쿨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섹시 코미디. 섹시한 교생 엄지영을 둘러싸고 세 남학생과 남자 선생님들이 벌이는 웃지 못할 소동을 담았다. 교생 역에는 김사랑, 남학생들 중 전설의 카사노바 역에는 하석진, 트러블 메이커 역에는 하동훈(하하)이 출연하며 박준규도 고등학생으로 분했다. 어렸을 적 개소주 과다 복용으로 액면가 40세 고등학생이라는 설정. 학교에서 벌어지는 교생과 남학생의 정사(情私), 노출 수위가 높지 않을까. 이에 대해 맹보름 프로듀서는 "현재 15세 관람가를 목표로 하고 있어 아슬아슬한 선에서 마무리될 것 같은데요? 물론 편집을 해봐야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키스와 애무 씬 정도예요."라고 전했다.
영화 '누가 그녀와 잤을까'의 스탭 60여명은 지난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영화 대부분의 장면을 대구에서 찍고 있다. 유서깊은 계성고의 고풍스런 분위기와 엄숙한 학교분위기가 영화 배경과 딱 맞아떨어졌다고. 그동안 부산 등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대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외면당해왔다. 오랜만에 지역 풍경을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게 돼, 대구관객들에게 지역 즐거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수능 시험 즈음 개봉 예정이다.
최세정기자 사진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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