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경북 경주시민운동장 '눈높이컵 전국 초등학교 축구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선수들은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짧고 서툰 한국어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건넸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선수들은 이번 대회기간 하루 2경기씩 20회의 경기를 치른다. 성적과 관계없이 대회에 참가하는 국내 팀과 번외 경기를 갖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체력적으로 소화하기 쉽지 않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16명의 선수들은 한국의 또래들과 경기를 하며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주장을 맡고 있는 알베스(12세) 군은 "그동안 한국 초등학교 팀과 몇 차례 친선경기를 가지면서 모두 친구가 됐다"면서 "한국은 날씨도 좋고 음식도 맛있고 친구들도 친절하다"고 한국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선수들에게 축구는 삶의 한줄기 희망이다.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김신환(49) 감독은 "200여 명의 선수들을 육성하고 있는데 모두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라며 "지금 당장 축구를 하면서 한국 등 여러 나라를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축구를 미래의 희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단에는 내전 때 부모를 잃는 등 불행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린 선수들은 지난 2004년과 2005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제30회, 제31회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기도 했다.
올해 열린 리베리노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는 비행기 티켓을 살 돈이 없어 참가하지 못했던 선수단은 한국의 후원회가 여비를 마련해줘 이번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들은 1개월 동안 전국을 돌며 친선 경기를 가진 뒤 귀국할 예정이다.
동티모르 수도 틸리에서 매일 오후 학생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김 감독은 프로팀 현대자동차에서 뛰다 1988년 은퇴한 뒤 동티모르를 찾았다. 2002년부터 아이들에게 축구를 지도했으며 이듬해 4월 유소년축구단 초대 감독직을 맡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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