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장사든 커피장사든 배추장사든 장사는 利文(이문)이 남아야 한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말한 '안보장사'는 무얼 팔아서 누가 어떤 이문을 보는 장사일까.
먼저 노 대통령의 안보장사 발언 배경부터 짚어 보자.
그는 '북한의 안보 위협을 부풀리는 경향이 여전하고 과거 '안보장사' 시대에 성공한 일부 신문들이 국민의 눈과 귀를 오도하고 있다'했다.
뒤집어 풀이하면 안보장사란 북한의 안보 위협이란 상품을 그럴듯하게 부풀려 남한 국민에게 겁을 줌으로써 정치적으로 '자주파 운동권 세력들을 억압하는 명분을 얻어내고 보수정권 유지라는 이문을 보는 장사'로 해석된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안보가 아니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없는 위협을 있다고 하고 미미한 위험을 생사가 달린 일인 양 부풀렸다면 말 그대로 '장사'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지난 군사정권'문민정권을 거쳐오는 동안 짝퉁이나 불량식품으로 부당 폭리를 취하듯 북한 위협을 이용해 안보장사를 했었는지, 아니면 그나마 눈 똑바로 뜨고 안보장사 한 덕분에 인민공화국 완장부대들한테 죽창에 찔리는 일 없이 밥술이라도 먹고 있는지는 소비자들(국민)이 판단할 몫이다. 역사가 답해줄 때까지 접어 두자.
그보다는 지금 국가 안보를 '장사' 수준의 시각으로밖에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노 정권 자신들은 과연 고고한 개혁세력답게 치사한 '장사'같은 건 않고 있는지 되물어 보자. 3년 6개월을 지내 본 경험으로 볼 때, 또 그들의 안보 논리로 따져볼 때 노 정권 사람들도 안보장사를 한다는 의심을 낳을 수 있다.
다만 과거 정권의 안보장사와 다른 게 있다면 장사를 거꾸로 하고 있다는 점만 달라 보인다.
과거 정권이 북한 안보위협을 부풀리고 겁줘서 이문을 찾았다면 노 정권은 북한 안보위협을 희석, 축소시킴으로써 국민의 안보 의식을 풀리게 하고 긴장을 느슨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코드장사'는 어떤가.
지난주 청와대의 청탁에 맞서 그런 감투 나눠 먹기식 코드인사에 같이 손잡을 수 없다고 버틴 입바른 차관은 '배 째 주겠다'며 목을 잘랐다. 말로는 '인사청탁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고 말한 대통령이 청탁한 쪽 배는 쓰다듬어 주고 청탁 거절한 사람 배만 째 버린 셈이다.
내일(8'15) 특별사면도 오십보백보다. 명예로운 정치 투쟁 죄목도 아니고 장사꾼들에게 받아먹은 반개혁적 죄목으로 유죄판결 받은 측근들을 복권'사면시키고 경제 살리기에 애쓰겠다고 반성한 경제인은 대부분 제외시켰다.
국민이 부여한 인사권'사면권으로 나라경제 걱정보다 제 식구 이문만 챙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결국 인사를 틀어쥔 권력의 힘으로 반대파의 배를 째 가며 감투 이문이나 챙기고 측근 살리기 사면을 베푼 것은 '코드장사'가 아니냐는 반론을 들을 수 있다.
그게 코드장사가 아니라면 안보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안보장사로 재미봤다고 몰아세우는 독선도 같은 입으로 취하해야 한다.
남이 하는 일은 안보 걱정까지 장사로 몰고 자신들의 갖가지 이문 챙기기는 장사가 아니라 성스런 개혁이고 생각 같은 사람끼리 일 잘하기 위한 공정 인사며, 측근 사면 복권은 나라일 잘하는 충신들의 救濟(구제)라 우기는 건 참으로 염치없는 독선이다.
이제 남은 임기만이라도 과거와 반대쪽을 짓뭉개는 일에 매달리기보다 남의 티도 고운 눈으로 봐줄 줄 알고 남의 허물도 좋은 말로 평할 줄 아는 덜 비뚤어진 가슴을 가져 보라. 그리고 뭣보다 이 무더위에 끼리끼리 이문만 챙기지 말고 백성들도 이문 좀 챙기며 먹고 살도록 '국정장사'에나 신경 좀 썼으면 좋겠다.
김정길 명예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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