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동의 '상전벽해'…캐슬골드파크 입주 본격화

입력 2006-08-14 09:38:05

대지 면적 6만여 평에 4천256가구, 상가 내 점포만 161개, 1만 5천여 명의 상주인구. 시공사 변경과 사유지 매입문제 등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재건축 추진 11년, 아파트 공사에 들어간 지 35개월.

지난 1일부터 대구 수성구 황금동 '롯데화성캐슬골드파크(옛 황금주공아파트)'에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연일 도심을 달구는 폭염에도 아랑곳없이 한강 이남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본격화한 것이다.

하지만 인근 도로의 교통혼잡과 이에 따른 매연, 그리고 더 많은 주민을 입주시키기 위해 좁은 공간에 무리하게 건물을 '다닥다닥' 붙여놓아 주거 질을 떨어뜨린 것은 문제점으로 남는다.

◆교육 여건

흔히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학교들이 많이 몰려 있는 등 교육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곳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황금동은 수성학군 중에서도 중심 권역에 입지해 경신고, 대륜고, 경북고, 대구과학고, 정화여고, 혜화여고 등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비교적 높은 고교들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것. 또 사설학원들이 밀집된 범어동 및 지산·범물 지역이 지척에 있다는 것도 이 아파트단지의 지리적 장점을 꼽힌다.

아파트 입주민 한정화(44·여) 씨는 "아이들이 커가면서 교육을 1순위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심정은 학부모들이라면 공감한다."며 "아파트 주변에 여러 학교와 많은 학원이 있다는 점에 끌려 이사 오게 됐다."고 말했다.

◆교통 여건

황금네거리 일대는 수성구의 중심 지역이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 동대구로를 통해 역과 고속버스터미널, 대구공항에 바로 접근할 수 있으며 두리봉터널을 지나면 수성IC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인근에 잇따라 들어서는 주상복합건물과 황금네거리 지하차도 건립계획 등으로 인해 향후 몇 년간 이 일대의 교통 상황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빠진 교통 사정은 일정 시점이 지나야 개선될 전망. 대구시에 따르면 10년 정도 지난 뒤 황금네거리 교통체계는 지금보다 편리해진다.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다는 최대 약점도 현재 대구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 3호선(북구 칠곡~수성구 범물동)이 개통되는 2019년에는 해소된다. 3호선은 이미 기본설계 중에 있으며, 오는 2008년 말쯤 착공할 계획.

아울러 대구시가 최근 대구전시컨벤션센터와 수성구 궁전맨션 삼거리를 자기부상열차로 잇는 신교통 건설을 본격 추진(2008년 착공, 2011년 완공)하고 있어 이 일대는 대구 신교통의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주거 환경

"앞에는 산이 있고, 뒤에는 범어공원과 어린이회관, 옆으론 수성못이 보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까요." 황금1동사무소 박춘수 동장은 옛 황금주공아파트 터의 환경적인 입지조건은 단연 대구에서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지도를 펴놓고 아파트 단지 주변지역만 살펴보더라도 박 동장의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범어공원, 어린이회관과 그린벨트지역인 나지막한 산을 사이에 두고 들어서 있는 아파트 단지는 전원주택 못지 않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위에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시설들이 많다는 점도 입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국립대구박물관을 비롯해 개관을 앞두고 있는 수성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 중인 수성구민체육관과 구민도서관이 지척에 있는 것.

수성구청 전재원 공보담당은 "구청은 수성구를 3개 권역으로 나눠 황금·지산·범물 권역을 문화중심 도시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파트 밖과는 달리 안의 사정은 정반대다. 보다 많은 사람을 입주시키기 위해 촘촘하게 건물을 지어놔 주거환경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는 것. 한 입주민은 "성냥갑도 아니고 너무 다닥다닥 지어놔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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