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잔혹한 출근' 제작팀 "돈이 좋냐고? 우린 지겨워"

입력 2006-08-12 07:22:07

위조 지폐 10억원을 제작하는데 얼마나 들까?

영화 '잔혹한 출근' 제작진이 '가짜돈 10억원' 제작에 1000만원의 경비가 소요됐다는 재밌는 제작 비화를 공개했다. '잔혹한 출근'(10월 개봉)은 아마추어 유괴범의 이중 유괴를 소재로 한 코믹서스펜스. 최근 결혼을 발표한 김수로가 주연이다.

'유괴'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이 인질의 몸값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1만원 지폐'로 10억원을 만들었다. 1만원 지폐 10만장이다. 그렇다고 현실성 떨어지게 컬러 복사를 할 수는 없는 법. 진짜같은 가짜를 만드는 과정은 상상을 초월했다.

우선 위폐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했다. 아니면 범죄 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신청한 후 허가를 받아 돈을 제작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달. 특히 위조 지폐 샘플의 최종 검토까지 받은 후에야 인쇄소에서 돈을 찍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1000만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1만원 지폐 한장에 제작비 100원이 든 셈이다.

한데 한국은행에서 단 한 장의 위폐도 외부로 유출시켜서는 안된다고 해 이를 처리하는 데도 진땀을 뺐다.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돈다발을 사정없이 하늘로 흩날리는 장면이 있었는데, '컷' 소리가 나자 전 스태프들이 총동원돼 바닥에 떨어진 위조 지폐를 순식간에 수거해야 했다. 이 장면을 총 10번 정도 추가 촬영하는 바람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잔혹한 출근'의 제작진은 '돈을 줍자마자 돈 세는 기계에 올려놓아 계속 10억원을 맞춰야만 한다는 것을 상상해 봐라. 모래밭에서 진주를 찾는 것과 같았다'며 '이젠 돈이 돌같이 보인다. 만원권 지폐만 봐도 지긋지긋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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