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묻은 휴지'로 연쇄 강도사건 해결

입력 2006-08-10 22:10:42

경찰이 폭행 사건 피의자의 피 묻은 휴지 조각을 단서로 미궁에 빠졌던 연쇄 강도강간 사건의 용의자 일당을 붙잡았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10일 피부관리실에 침입해 상습적으로 여성들을 위협, 돈을 빼앗고 성폭행을 한 혐의(특수강도 등)로 김모(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모(2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2년 12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서울과 대구 등 전국 11개 도시 20여 곳의 피부관리실에 침입, 34명의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4천5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이 중 7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피부관리실 운영자와 종업원이 모두 여성이고 피부관리실을 찾는 손님들이 중산층 이상이라는 점을 노려 이를 범행 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지난 4월 일당 중 1명인 김씨가 쌍방 폭행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되면서 3년 만에 밝혀졌다.

김씨가 살인.강간 등의 전과를 갖고 있고 행동도 조금 부자연스러운 점을 수상히 여긴 경찰관이 김씨가 입술 주위의 피를 닦고 버린 휴지조각을 주워 국과수에 유전자형 감정을 의뢰한 것. 그 결과 2003년 5월과 6월 경북 구미와 전남 광주에서 발생한 피부관리실 강도강간 사건 용의자의 유전자형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고 김씨를 재검거, 범행을 자백받고 일당 2명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지의 핏자국이 실마리가 돼 3년간 묻혀 있었던 연쇄 강도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국과수 공조를 통한 과학수사와 끈질긴 추적 수사가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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